검찰, ‘검사 탄핵’ 당론 발의에 강력 반발… 집단행동 가능성 제기

고검장부터 평검사까지 잇따라 비판 성명, 검찰개혁 과정 축적된 불만 표출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강백시 검사 등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법제사법위원회로의 회부 동의의 건을 상정하던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면서 검찰 내부에서 강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고검장과 지검장, 평검사들까지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법조계에서는 야권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쌓인 검사들의 불만이 '검사 탄핵'을 계기로 분출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4일 현재 대검찰청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이원석 검찰총장의 발언 요지에 2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댓글들은 주로 민주당을 비판하거나 탄핵 대상이 된 강백신, 김영철, 박상용, 엄희준 검사들을 지지하는 내용이다.

송경호 부산고검장은 '나를 탄핵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실무를 담당한 후배 검사들 대신 이 전 대표 수사와 공소유지를 총괄했던 나를 탄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검사도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북부지검 인권보호관과 부장검사들은 성명을 통해 "단지 맡은 바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탄핵소추의 대상으로 삼아 직무를 정지시킨다면 검사들은 권력자의 입김에서 벗어나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수사한다는 신념을 온전히 지키기 어렵게 되고 이는 결국 우리 사회와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검사들은 전국 청별로 검사 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탄핵 대상이 된 검사 4명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를 '보이콧'하는 등의 집단 행동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한 검찰 관계자는 "다들 (검사 탄핵에 대해)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회의를) 해야 된다는 방향도 있고 또 너무 집단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대검찰청이 이미 공개 입장을 밝힌 만큼 검찰은 일단 국회 법사위 개최 여부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추후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 대응을 생각하고 있겠지만, 어떤 논의가 되는지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수사한 엄희준·강백신 검사, 국정농단 특검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조카인 장시호씨와 관련 뒷거래 의혹이 제기된 김영철 검사 등 4명에 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또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사 비위 행위에 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검찰 내부의 불만이 표면화되고 있으며, 향후 검찰의 대응 방식과 정치권과의 갈등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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