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가 26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8000억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정부 부문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50조5000억원으로,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지출을 크게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는 1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서민 체감경기 개선을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상반기 신속 집행을 추진한 바 있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올해는 총선도 있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며 자영업자 지원이 시급해 정부가 연초부터 재정을 적극 지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여유자금은 77조6000억원으로 직전분기보다 47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아파트 분양물량 및 건축물 순취득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물량은 지난해 4분기 8만6000가구에서 올해 1분기 6만4000가구로 줄었다.
정 팀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정책에 주택거래량 감소와 연초 상여금 유입으로 조달규모가 축소됐고, 해외 주가 상승 기대 등으로 비거주자 발행주식 운용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6조9000억원)보다 축소됐다.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유·무형 자산 투자가 줄며 순자금조달 규모가 줄었다.
국외부문의 순조달 규모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 확대로 -26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자금순환 동향은 4월 총선을 앞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 부동산 시장 침체, 그리고 기업들의 보수적 투자 기조 등 다양한 경제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이러한 자금 흐름의 변화가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