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경제분석'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출산지원금 정책이 합계출산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혜림 한국지방세연구원 지방재정실 부연구위원의 논문 '지방자치단체 출산지원정책의 효과성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출산지원금을 1만원 지급할 때마다 합계출산율이 0.0003명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0만원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합계출산율이 0.03명 상승하는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박 부연구위원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226개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는 출산지원정책을 현금 정책(출산지원금)과 현금 외 정책(돌봄센터, 장난감·도서 대여 등 서비스 및 인프라)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광역 단체와 기초 단체 모두에서 출산지원금과 서비스·인프라 예산액이 합계출산율 상승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효과를 보였다. 특히, 육아 부문의 아동 1인당 인프라 예산액이 100만원 증가할 경우 합계출산율이 0.096명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출산지원금의 지급 방식에 따른 효과도 분석되었다. 연구 결과, 출산지원금을 분할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보다 일시금으로 지급할 때 출산율 제고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지자체의 출산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전반적인 출산율 하락 추세는 여전히 지속되어, 226개 지자체의 합계출산율 평균값은 2008년 1.28명에서 2021년 0.91명으로 감소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최근의 초저출산 현상은 사회문화적·가치관적·경제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지자체 출산지원정책만으로 출산율을 반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출산지원정책과 긴밀히 연계하여 지자체의 특색있는 출산지원사업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관련 부처 한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향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협력하여 더욱 효과적인 출산지원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