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퇴임식을 갖고 자진 사퇴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보고하기 직전 이루어진 결정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진행한 퇴임식에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거대 야당의 탄핵 소추라는 작금의 사태로 인해 국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야당의 탄핵 소추 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구하려는 것보다 저에 대한 직무정지를 통해 방통위의 운영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야당이 국회에 발의한 탄핵안에서 주장하는 탄핵사유가 법적 정당성을 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재임 기간 동안의 노력에 대해 "지난 6개월 동안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공익성을 높이고 방송통신미디어 분야에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2인 체제로 위원회를 운영한 것에 대해 "국회 추천 상임위원의 부재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급한 방송통신 정책 현안에 대한 결정을 계속 미룰 수 없어 불가피하게 2인 체제의 위원회를 통해 정책을 논의하고 의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방통위 직원들이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위원회의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저와 위원회에 있다"며 "위원회의 심의 의결과 관련해 최근 일부 정치권의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의견 개진이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제를 요청했다.
퇴임 소회로 김 위원장은 "취임 시 방송통신 현안이 산적한 엄중한 시기에 위원장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는데, 그 어려운 짐을 남겨 놓고 먼저 떠나게 돼 매우 무겁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부터 국회가 방통위 탄핵 소추를 두 번이나 추진하고 위원장이 사퇴하는 작금의 현실이 정말 불행하고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이번 저의 물러남이 반복되는 혼란과 불행의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동안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겠지만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 우리 위원회와 사무처 직원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찾을 것이라 확신한다"는 말로 퇴임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