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첫 번째 TV 토론이 2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토론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 90분간 일대일 토론을 펼쳤다.
이번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리스크'가 부각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목이 쉰 듯한 거친 목소리로 발언하며 자주 말을 더듬었고, 음역대가 좁아 강조해야 할 때조차 힘없는 목소리를 냈다. 또한, 종종 단어를 뒤죽박죽 사용하거나 웅얼거려 알아듣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으며, 통계와 법률을 인용할 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불법 이민 대응과 관련한 답변에서는 말을 뭉개며 발언 기회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내주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마지막에 무슨 말을 했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도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전과 비교해 더 진지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고함과 끼어들기, 조롱 등으로 원활한 토론 진행을 방해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실수에도 조롱하거나 비웃는 모습을 자제했다. 차분하고 조리 있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려 노력했으며, 때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끝까지 듣고 일부 동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거나 질문과 관련 없는 대답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불리한 질문은 회피했고, 사회자가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묻는 상황도 발생했다.
CNN은 이번 토론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평가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나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고 선거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로 바꾸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토론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원 68%가 바이든 대통령의 강한 모습을, 공화당원 7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중한 태도를 기대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대를 충족시켰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주저함과 인식력 부족을 우려하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강력한 후보로 보이지만 실체가 결여되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토론은 앞으로의 선거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양 후보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