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3일 연속 야간에 오물풍선을 남측으로 살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행위가 지속될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계속 보낸다면 우리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우리 군이 식별한 오물풍선은 180여 개로 집계됐다. 이 중 70여 개가 우리 지역, 주로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 낙하했다. 풍선 내용물은 대부분 종이류의 쓰레기로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분석 결과 안전 위해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합참은 풍선 내용물에 대해 "대다수는 일정한 모양 및 크기로 세단한 낮은 품질의 종이조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적재물이 약 10kg에 달해 풍선이 급강하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한미일 3국이 계획 중인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시위 성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우리 군이 9·19 군사합의 이후 처음으로 서해 완충구역에서 실시한 실사격 훈련에 대한 반응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오물풍선 살포 규모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 24일 350여 개에서 25일 250여 개, 26일 밤에는 180여 개로 감소했다. 이는 지속적인 도발을 하면서도 우리 군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성준 실장은 "북한 스스로의 자숙 기간을 주기 위해 그동안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행위가 지속될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불가피함을 분명히 했다.
앞서 우리 군은 북한이 5월 28일부터 6월 9일까지 담배꽁초 등을 담은 오물풍선을 네 차례 살포하자, 6월 9일 오후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여 만에 재개한 바 있다.
현 상황에서 군은 여전히 대북 확성기 방송 카드를 즉각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풍선 내용물이 이전과 달리 오물이 아닌 종이류 쓰레기이며, 우리 측에 특별한 위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