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여권 추천 위원 6명이 전원위원회(전원위) 보이콧을 선언해 인권 현안 처리에 차질이 일 것으로 보인다.
26일 김용원·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용원, 이충상, 한석훈, 김종민, 이한별, 강정혜 등 인권위원 6명은 송두환 인권위원장의 편파적이고 법령에 어긋난 회의 진행 방식에 항의하며 향후 송 위원장이 주재하는 전원위 출석을 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위원회 의결정족수 안건'이 지난 24일 전원위에서 표결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해당 안건은 인권위법 제13조2항의 해석을 기존의 '만장일치'에서 '다수결'로 변경하여 안건을 처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22년간 소위원회에서 위원 3명의 만장일치로 안건을 통과시켜 왔으나, 여권 추천 위원들은 이러한 방식이 신속한 사건 처리를 어렵게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소위원회에서 1명이라도 반대하면 해당 안건을 전원위에 올리지 않고 배척(기각 또는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충상 상임위원은 "인권위 결정이 억울하면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신속히 제기해서 신속히 구제받을 수 있다"며 "우리 의결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원 상임위원도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는 다수결 원칙"이라며 의결방식 변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대 측에서는 소위원회 의결방식 변경이 합의제 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권위는 기자회견 직후 "오는 7월 26일 행정법원의 선고가 예정된 점 등을 감안해 표결 처리를 유보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보이콧 선언으로 인권위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원위원회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며, 주요 인권 현안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송두환 위원장과 여권 추천 위원들 간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김용원 상임위원은 차기 위원장직 도전 의사를 내비쳤으나, 이충상 상임위원은 위원장직 지망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