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생인권조례(학인조) 폐지안이 25일 서울시의회 본의회에 재상정돼 재석 의원 111명 중 찬성 76명(68.5%), 반대 34명, 기권 1명으로 재가결 요건인 3분의 2(약 66.7%)를 넘겨 가결됐다.
폐지안 재가결은 국민의힘이 주도했다. 시의회 정원 112명 중 75명이 국민의힘, 36명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국민의 힘은 의석수 3분 2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 26일 시의회에서 가결됐던 학인조 폐지안은 조희연 교육감의 재의요구로 이날 다시 상정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앞서 학인조 폐지는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된 ‘학생 인권 보장 의무’ 법령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재의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지방자치법상 교육감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의 요구에도 지방의회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 및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할 경우 해당 의결 사항은 확정된다.
이날 학인조 폐지 조례안이 서울시의회에서 재가결됨에 따라 충청남도에 이어 두 번째로 학인조가 폐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대법원에 학인조 폐지안 재가결 무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학생인권조례폐지범시민연대 등 7개 단체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학인조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조희연 교육감의 재의요구 주장을 반박하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은 서울시 학생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고 폐지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학인조 폐지 조례안 가결이 법령 위반이라는 조 교육감의 주장은 재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서울시교육청과 조희연 교육감은 학인조 폐지를 방해하지 말고 교육정상화를 위해 조례 폐지에 협조하라”고 했다.
성별정체성 등의 이유로 학생들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방만한 권리 보장으로 교권침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 3만 2천 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4.1%는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동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직 교사인 육진경 전국교육회복교사모임 대표는 “학인조에 따라 선생은 싸우는 아이들 손목을 잡는 순간 인권침해로 신고를 받아 제재할 수 없다”며 “선생이 아이들 격려한다고 어깨를 두드리면, 아이들의 신고로 경찰이 학교로 출동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성적 평가에서 불리하면 선생을 상대로 신고한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저 또한 자신들을 기분 나쁘게 했다는 이유로 학생들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며 “학인조는 혐오표현금지조항에 따라 학칙에 어긋난 옷과 악서세리 착용 금지를 권고한 선생을 상대로 교육당국에 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했다.
그러나 “뉴욕시 학생권리장전은 학생에게 무제한의 권리 부여는 하지 않는다. 학생에 대한 타인의 권리 침해를 금지하고 소지품 검사도 가능하다”며 “그런데도 학인조는 방만한 학생 권리로 가득 차 교권을 무너뜨리고 있다. 몇몇 아이들의 학인조에 따른 과도한 권리 주장으로 무분별하게 신고하면서 공교육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학인조에서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 등을 첨가하거나 임신 출산할 권리를 명시하면서 ‘동성애 해악성’에 대한 보건의학적 교육이 어려워졌고, 학내 성적 방종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혜경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대표는 “학인조로 인해 학교에서 진행되는 동성애 옹호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혐오차별 발언이라며 금지되고 있다”고 했다.
육진경 대표는 “학인조는 임신 출산할 권리를 내걸어 청소년들에게 무분별한 성관계를 허용하면서 성적 방종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로 인해 건강한 가정을 꾸려야 할 미래세대를 망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