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총회 후 회개로 새 회기 시작하자는 취지
세상은 교회에 성결 요구, 성결은 회개서 시작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류승동 목사) 제118년차 총회가 20일 서울 신촌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회개와 상생을 위한 예배’를 드렸다. 지난달 정기총회 후 교단의 새 회기를 회개기도로 시작하자는 취지에서다.
예배는 크게 말씀과 기도를 중심으로 한 회개예전과, 성찬식의 상생예전으로 진행됐다. 안성우 목사(부총회장)가 집례한 회개예전에선 노성배 장로(부총회장)가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바라는 ‘고백의 기도’를 드렸고, 양종원 목사(서기)의 성경봉독 후 이정익 목사(증경총회장, 신촌교회 원로)가 ‘회개와 회복-성결의 매력을 회복할 때’(시편 42:3)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3.1운동 당시 기독교인의 수는 30만 정도였지만, 그들이 일제에 저항하는 일에 중심이 되었다. 그렇게 당시 교회는 매력을 발했다. 지난 1970~80년대에도 한국교회는 이 사회에 매력적인 존재였다”며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그 매력을 잃고 위기 가운데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대체 뭐가 잘못되었나, 우리 한 번 무릎을 꿇어보자, 그리고 말랐던 우리 눈에서 눈물을 흘려보자’는 마음으로 오늘 이 기도회를 갖게 되었다”며 “총회 후 회개기도회를 갖게 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의 매력은 성결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이 성결을 상실했다. 세상은 교회를 향해 성결과 경건을 요구한다”며 “성결은 회개에서 시작된다. 회개는 회복이고 완성으로 가는 출발이다. 회개의 눈물은 닫힌 문을 여는 열쇠다.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길이자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우리 교단이 지금 시급히 회복해야 할 것은 그 어떤 프로그램이 아니다. 말라버린 눈물을 회복하는 것, 가슴을 치며 회개를 외치는 것, 그래서 성결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말한다.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이 목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목사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그 눈물을 하나님께서 닦아주실 것이다. 오늘 이 자리가 그저 하나의 행사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여러분들이 흘리는 눈물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며 “이 기도회를 통해 회개와 성결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 순서도 마련돼 하도균 교수(서울신대)가 ‘용서의 복음’(마 18:21~22)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하 교수는 “복음의 핵심은 십자가와 부활이고, 십자가는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용서다. 그러므로 복음의 핵심은 용서”라며 “용서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실천하고 살아야 할 핵심 진리”라고 했다.
하 교수는 “용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셨다는 것은 우리가 죄인, 곧 하나님께 대한 가해자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꼭 깨달아야 할 것은 우리가 죄인이라는 사실이다. 부디 성령께서 조명하셔서 우리가 어떤 자인지 깨달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용서가 일어나는가.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뉘우치고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는 그를 용납하는 것이다. 이 용서의 결실이 화해이고, 그 화해가 있는 곳에 회복과 은혜, 상생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한국교회의 부흥은 언제나 회개운동에서 시작됐다. 오늘 이 시간에도 그러한 역사가 있기를 원한다. 우리의 힘과 능력으로 회개해 하나님과 화해하고 상생하기는 어렵다. 성령께서 역사하시고 조명해주셔야 한다”며 “우리 교단, 나아가 한국교회 가운데 이런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백병돈 목사(인천동지방회 목사중창단)의 인도에 따라 ‘회개와 상생의 기도’를 드렸다. 이날 행사는 총회장 류승동 목사가 집례한 성찬식 후 증경총회장인 이신웅 목사의 축도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