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디지털 부문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을 위해 '수시인사'에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직접 주재한 가운데 G마켓과 SSG닷컴의 대표가 교체되는 등 과감한 인적쇄신에 착수했다.
이번 인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그룹의 온라인 부문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G마켓과 SSG닷컴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영업적자 규모도 컸다.
이에 정 회장은 외부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 하고 있다. G마켓 신임 대표에는 알리바바코리아와 쿠팡 등에서 재무 임원으로 일했던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이 내정됐다. SSG닷컴에는 이마트 출신의 최훈학 영업본부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특히 최훈학 신임 대표에게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SSG닷컴의 체질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SSG닷컴은 최근 5년간 3000억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도 제3자에게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정 회장은 취임 직후 수시인사 기조를 천명하며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한 바 있다. 이번에도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에 대한 '신상필벌'의 일환으로 대표 교체 인사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내부에서는 정 회장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수시인사가 정착되는 과정"이라며 "대상이 있다면 언제든 또 단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