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교계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고 직접 언급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불교계에서 많은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며 "기념관 추진위가 의견을 달리하는 분들과 직접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계종과 태고종 등 주요 불교 종단들은 기념관 건립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조계종은 "이승만이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불교정화운동'과 관련이 있다. 1954년 이 전 대통령은 사찰 내 대처승(기혼 승려) 축출 지시인 '유시'를 내렸다.
정부가 내부 종교 문제에 개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유시에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대처승 축출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정권 연장과 친일 잔재 청산, 사찰 재산 관리 등의 배경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교계는 대처승과 비구승(독신 승려) 간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겪었다. 사찰 점거 등 물리적 충돌과 소송전도 벌어졌다.
결국 1962년 조계종 통합종단이 성립됐지만, 1970년 대처승 측이 태고종을 별도로 설립하며 분리했다.
이렇듯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두고 불교계의 반발이 거세게 나오는 이유는 과거 정화운동으로 인한 상처와 내홍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