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전수연구원(대표 양승훈 목사)이 17일 일산광림교회(담임 박동찬 목사)에서 ‘목사론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일산광림교회 담임 박동찬 목사가 주강사로 나서 강연했다.
박 목사는 “‘못된 열매 맺는 좋은 나무가 없고 또 좋은 열매 맺는 못된 나무가 없느니라(눅 6장 43절)’는 말씀처럼 ‘어떻게 목회할 것인가’라는 방법론보다 ‘목사라는 존재가 어떻게 좋은 나무가 될지’를 고민해야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역의 작은 교회를 돌보지 않고 내 교회만 성장하면 된다는 교회 성장론의 대두로 목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한국교회의 연대 생태계는 무너졌고 대사회적 신뢰도도 하락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의 적은 지역의 주변 교회가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악한 세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 사이즈로 목회자들은 서로를 비교하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에 따라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며 “서로 비교하면서 교회 성장을 위해 경쟁한다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아군들끼리 서로 총을 겨누는 것”이라고 했다.
박동찬 목사는 “목회자는 내가 성도 몇 명을 목양하고 있는지를 따지기보다 자신이 진실한 목회자인지를 돌아봐야 한다”며 “목회자는 먼저 하나님이 왜 나를 부르셨는지를 되물어야 한다. 답은 바로 예수님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목회자가 스스로 주인이 돼서 사명을 결정하면 안 된다.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신 사명이 무엇인지 하나님께 물어야 한다”며 “이 때문에 목사는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하나님을 철저히 주인 삼아야,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사명을 자의적으로 결정하고 ‘하나님은 나를 돕는 자’로 생각하며 목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목회자 대부분이 다윗처럼 되길 바란다. 그러나 다윗을 섬긴 요나단이 더욱 위대하다는 사실을 모른다. 왜냐면 요나단이 예수님처럼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섬긴 자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목회자들이 다윗을 목표로 성도 숫자 등 교회 성장에 초점을 맞춘 목회를 하고 있기에, 교회의 연대성은 깨지고 세상과 같은 경쟁의 장이 돼버린 것”이라고 했다.
특히 “어느 순간부터 큰 교회 담임 목회자가 되면 하나님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착각을 한다. 그러나 큰 교회를 맡겨주시면 이에 맞는 큰일을 감당해야 하는 책임도 있다”며 “주인이 종에게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할 때, ‘착함’과 ‘충성’은 동의어로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즉 충성된 종은 착하고, 착하면 충성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내가 하나님의 종이라면 목사는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평가 척도는 순종과 거룩함”이라며 “피 흘리기까지 죄와 싸우고 순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수님은 밤이 늦도록 기도하고 사역하셔서 그 끝이 십자가에 달리실 정도로 당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셨다. 그렇다면 우리 목회자들은 최선을 다해 거룩함을 추구하고 순종했는가”라고 했다.
또 “목사는 이웃과의 관계에서 정말 성도들을 사랑하는가. 지인 목사는 자기가 설교할 때 한 교인이 조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욕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다음 주엔 아내가 조는 모습을 보고 미안함이 들었다고 한다. 그 목사는 교인과 아내에 대해 가진 감정이 왜 다른지를 생각했다. 그러면서 아내만큼 그 교인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며 “그만큼 우리 목회자의 이웃 사랑 점수는 낮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런데도 우리가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은 내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며 “나 또한 순종과 교인에 대한 사랑 점수가 낮다고 자책했을 때 하나님은 내게 ‘너를 사랑해서 종으로 택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는 “세상에는 우리보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 많다. 그 중에서 하나님이 왜 나를 택하셨을까. 작은 교회냐 큰 교회냐 교회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며 “자격이 없는 내가 주의 은혜로 당신의 종으로 부름을 받았다는 것, 이 사실만으로 우리는 기뻐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부족함이 없이 큰 교회 목회자가 됐다고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세상의 눈으로 이들을 바라보지 말라. 하나님의 시선에 큰 교회 목회자로 부족함이 없이 목회하는 것보다 열방 선교지에서 주의 나라 확장을 위해 선교하는 목회자가 더욱 영광스러운 것”이라며 “내가 담임하는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주님의 사명을 어떻게 감당할지 기도로 씨름하고 고민하며 이행할 때, 하나님의 큰 칭찬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