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한 '핵 독트린' 변경 가능성을 잇따라 경고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세르게이 럽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1일 "미국과 서방의 확대 조치로 인해 러시아는 잠재적으로 핵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핵 억지력 문서를 현 상황에 더 부합하게 수정할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러시아의 핵 독트린은 다른 국가의 핵무기 사용이나 국가 존립 위협 시에만 제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최근 "핵 정책은 살아있는 도구"라며 "일부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독트린 수정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그는 핵무기 사용에 대해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면적 핵전쟁 발생 시 유럽 나토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호전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경고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계기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러시아의 핵 정책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