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北인권재단 이사 추천해 ‘반쪽’ 국회 오명 씻길”

정치
북한·통일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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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한변·에스더기도운동 등, 11일 국회 앞 기자회견 갖고 촉구
김태훈 한변 명예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사단법인 북한인권,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올인모, 탈북민단체, 한국노년인권협회, 에스더기도운동본부 등 30개 단체들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국회의사당 앞에서 ‘22대 국회는 즉각 북한인권법을 정상 시행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사전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UN의 권고에 따라 8년 전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북한인권법이 제정됐음에도 북한인권재단이 설립되지 아니하여 북한인권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급기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UN 특별보고관도 거듭 재단의 설립을 촉구했고,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는 12일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브리핑 공식 회의를 개최한다”며 “한국이 의장국을 맡아 안보리 차원에서도 북한인권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22대 국회의 더불어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해, 반쪽 국회·방탄 국회의 오명을 씻고, 국격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북한인권법에서 명시된 북한인권재단 출범은 더불어민주당의 이사 미추천으로 지연되고 있다. 북한인권법 제10조에 따라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남북인권대화와 인도적 지원 등 북한인권증진과 관련된 연구와 정책개발 등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는 북한인권재단은 여야가 2분의 1씩 동수로 이사장 1명을 포함한 이사 12명을 추천해야 이사회가 구성된다.

이재원 변호사(한변 회장)는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거부하면서 재단 출범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자처하면서 북한인권을 외면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중적 모습에 역사적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허광일 북한인권단체총연합 상임대표는 “북한인권은 인류 보편의 문제인데도 더불어민주당은 말로는 인권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북한인권을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해서 친북 정책을 펴고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 탈북민 단체와 북한인권 단체들은 북한 동포들의 해방과 김정은 정권 종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탈북 15년째인 이병림 씨는 “한국으로 탈북하던 도중 17살 아들이 탈북 시도를 하다 정치범으로 끌려가서 아직 생사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인권법 제정 8년이 지나도 이사 추천을 하지 않아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미뤄지고 있다. 이 책임에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북한 정권에서 노예 생활을 체험시켜야 북한인권 개선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껴서 북한인권법 시행에 열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이상철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저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19년 문재인 정권 당시 탈북 청년 2명의 강제 북송을 인권침해로 보고 끝까지 반대했다”며 “현재 완전히 결실을 맺지는 않았지만 관련자들이 기소돼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는 사필귀정으로 앞으로 북한인권법의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해서 북한 동포들의 해방에 일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탈북민 지명희 씨는 “굶어 죽지 않으려 탈북했는데 중국에서 또 붙잡혀 강제 북송당해 상상할 수 없는 고문을 저를 비롯한 다수 탈북민들이 이런 고통을 당했다”며 “정치범수용소에선 북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북한 김정은 정권하에서 주민들은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인권유린을 당하면서 그것이 인권유린인지도 모른 채 살고 있다”며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회 구성에 힘을 모으라. 그렇지 않으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에스더기도운동본부 박원규 총무는 “고통을 하소연할 수도 없는 채 북한 동포들은 그들의 인권이 유린 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외치는 인권이 북한 동포들의 인권 개선에 초점이 맞춰지길 바란다. 이를 위해 북한인권재단의 이사 추천을 조속히 시행해 재단 출범에 박차를 가하라”고 했다.

탈북민 박에스더 씨는 “저는 1999년도 탈북했는데 북한은 인권의 자유가 없다. 탈북했다는 이유로 북송되면 탈북민은 정치범수용소에서 벌레보다도 못한 인생을 산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굶고 맞아 죽는 이들의 삶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북한인권법의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 북한 주민은 우리의 동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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