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한일전이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게 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6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 기념식수 행사'에 참석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식수식 이후 허정무 부회장과 홍명보 대표팀 감독, 조광래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일본축구협회와 매년 한일전을 갖기로 정례화했다"며 "내년 10~11월 초에 우리가 일본 원정을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 1991년 중단됐던 한일 정기전이 2014년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1972년 일본 도코에서 열린 제1회 정기전을 시작으로 1991년 정기전까지 총 15번 열렸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보이자 일본 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정기전도 중단됐다.
한국과 일본은 2000년과 2003년에도 각각 두 차례씩 친선전을 치렀지만 정기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2010년 5월과 10월에 각각 한 차례씩 홈 앤드 어웨이로 친선전을 가졌고, 2011년 8월 삿포로에서 정기전의 부활을 예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런던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독도 세러모니 논란으로 여론이 다시 나빠졌고, 올해에는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일정 때문에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정기전은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은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13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격돌한다.
한일전은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다. 일단 만났다면 이겨야 한다. 정치적인 이유를 떠나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온 국민을 열광시키는 최고의 축구 이벤트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전적에서 75전 40승22무13패를 기록,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 축구가 급속도로 발전을 이루면서 2000년대 이후 백중지세를 보이고 있다. 총 13번의 대결에서 한국이 4승6무3패로 근소하게 앞서며 라이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A매치가 열리기 전날 국내 K리그와 일본 J리그 올스타팀의 경기를 개최하는 것도 흥행에 도움이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장기적으로 볼때 올스타전보다는 한국과 일본의 21세 이하 대표팀끼리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허정무 부회장은 "유럽에선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홍 감독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