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의 오랜 숙원이었던 메가 석유·가스전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전 국정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 해역에서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거대 석유·가스전 잠재적 보고가 발견되었음을 발표했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세계적 수준의 심해 평가 전문기업에 물리탐사를 의뢰한 결과, 동해가스전 주변 해역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밝혔다.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 검증을 거친 이번 결과에 따르면, 이 해역의 석유·가스전 규모는 1990년대 후반 발견된 동해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은 "이는 우리나라가 천연가스를 최대 29년, 석유를 최대 4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며 "지금부터 본격적인 탐사 시추 단계로 나아가 실제 매장량을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을 계획이며, 1개 시추공당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당일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12월부터 본격 탐사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에 이미 세계 유수의 에너지 메이저 기업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며 개발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석유·가스전 규모가 남미 가이아나 해상광구에 못지않는 '금세기 최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140억 배럴 규모가 확인된다면 그 가치는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정확한 매장량 확인을 위해서는 추가 탐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1966년부터 해저 석유·가스전 탐사를 꾸준히 이어왔으나, 큰 규모의 매장지를 찾아내지 못했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채비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들 역시 이번 발견으로 에너지 자원 확보의 꿈을 현실로 맺는 역사적 기회가 올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