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고립과 은둔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성인이 돼서도 사회적 고립에 시달릴 위험이 크지만, 정작 이에 대한 정부의 실태 파악과 정책적 지원은 20여 년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내달 중순부터 고립·은둔 청소년의 규모와 특성 등을 파악하는 첫 전국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소위 '히키코모리'로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처음 관심을 받은 이후 20년 가까이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없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내 고립·은둔 청소년 규모는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추정해 볼 때 약 14만 명(5.2%)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상담복지 기관 조사에서도 고립·은둔 청소년 10명 중 6명 이상이 우울, 불안, 사회공포증을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고립·은둔 문제가 청소년기에 시작돼 성인기까지 이어질 경우 예방과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한 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 시급한 이유이다.
현재 여가부는 올해 11억 원을 투입해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 한정된 사업인 만큼,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국적인 지원체계를 갖추는 게 과제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