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에 대한 여신도 성폭행 혐의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복사를 허용한 피해자 녹취파일이 교단 내로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30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 심리로 열린 정 씨의 강제추행, 무고, 준강간 등 혐의 2심 공판에서 “변호인단이 서약서를 쓰고도 일부 신도들에게 녹음파일을 들려줬다는 유출 정황이 있다”며 등사 허가 결정을 취소하고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과 피해자 측의 유출 우려에도 불구하고 “녹음파일 등사를 허용한다고 해서 피해자나 증인 등 사건 관계인에게 해가 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허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라면서 JMS 관계자와 함께 녹취파일을 들은 사실은 인정했다. 변호인은 “녹취록의 목소리가 정 씨인지 확인하기 위해 목회자 등의 감정을 받았을 뿐, 복사해 건네준 것은 아니며 유출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사실이 언론에 전해지면서 교단에 악의를 가진 사람들이 이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교리의 내용 등은 녹취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내밀한 정보가 담긴 녹취파일을 다른 사람과 함께 들어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며 유출 방지를 당부했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단은 녹취파일 검증에 대해서도 의견 대립을 보였다. 정 씨 측은 법원이 정한 공적 감정과 민간 전문가 감정을 병행해야 위변조를 가릴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감정인을 매수하거나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녹취파일 회수를 검토할 방침이며, 변호인 동의에 따라 검찰이 제시한 기관의 감정 심리를 한차례 진행하면서 대검찰청에 파일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다.
한편, 정 씨는 홍콩 국적 A씨와 호주 국적 B씨 등 해외 여신도 2명을 성폭행한 혐의와 2018년 충남 금산 월명동 수련원에서 국내 국적 여신도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하고 무고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검찰은 이밖에 비슷한 시기에 정 씨가 다른 여신도 2명을 성폭행하고 추행했다며 최근 정 씨를 준강간, 공동강요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또한 JMS 교단 관계자로 활동한 정 씨의 주치의와 인사담당자 및 VIP 관리자 등 3명도 당시 정 씨 성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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