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상승률을 하반기 2% 초중반대로 낮추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금 더딜지 모르겠지만 하반기에는 2% 초중반으로 물가 상승률 하향 안정화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부총리는 "다행히 공급 측 요인들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지난달 3.1%가 정점이었다"며 "4,5월 정점 이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어야 당초 전망대로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물가 불안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를 계속 유지하겠다"며 관세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또한 "공정위가 민생 밀접 분야에 시장 모니터링 전담팀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고령화 대응을 위해 농업 생산력을 높이고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재부 주도로 민생현장동행팀을 꾸려 정책 시행 후에도 애프터서비스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기대심리 확산을 차단하는 것도 정부의 주안점이다. 최 부총리는 "물가는 공급 측 문제라서 경제주체들의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꺾고 안정시키는 게 최대 과제"라며 "아직 기대심리가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앞서 물가를 잡기 위해 공공요금을 상반기까지 동결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압박이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시 등 일부 기관에서 요금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최 부총리는 "상반기에는 물가가 고공행진해서 어쩔 수 없이 공공요금을 동결했다"며 "하반기에는 기관 사정과 시장 가격 등을 고려해 발생 요인이 있다면 기관 자체에서 흡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요금 인상 문제는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해외 직구 제품의 소액 면세한도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최 부총리는 저출생 대책 마련 시 기존 정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재정 투입도 중요하지만 기존 지원이 제대로 되는지 점검해 필요하다면 덜어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육을 키우려면 지방을 빼듯, 제대로 된 재정 지원을 위해서는 기존 정책에 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며 "평가 결과에 따라 재정을 순증하거나 덜어내는 식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설 예정인 저출생대응기획부에 1차 예산편성권을 부여할지에 대해서는 "정부조직법 개편이 필요할 수 있다"며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대통령실 입장에 공감을 표했다. 최 부총리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기재부로서도 최대한 협조해 밀도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