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 시즌3’를 진행한다. 네 번째 주인공은 경기도 성남시 소재 예한교회 담임 류공석 목사(59)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메시아닉 쥬(Messianic Jew,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스라엘인)를 상대로 목회활동을 7년 동안 했다가 한국으로 귀국하고 2014년부터 예한교회를 개척했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도중 목회 방향을 선교적 교회론으로 선회하면서 그 일환으로 카페 목회를 시작했다.
그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선교지였던 이스라엘에서 먹던 빵들을 재현해서 굽고 손님들에게 팔면서 세상으로 들어가는 목회를 추구한다. 류 목사는 “선교적 교회의 일환인 카페 목회를 추구하면서 불신자들의 교회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싶다”며 “그래야지 그들이 우리를 찾고 결국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예한교회의 최종적 목표”라고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목회자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부르심 때문이다. 21살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이후 다시 재입학한 건국대 히브리어학과를 통해 이스라엘 선교사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됐다. 그리고 30살에 소명을 받고, 장신대 신학대학원(M.div)에 입학해 졸업 이후 부교역자로 사역하다 40살이었던 2004년에 이스라엘 선교사로 파송됐다.”
-이스라엘 선교를 결정했던 신앙적 계기가 있다면?
“이스라엘은 복음의 시작이자 땅 끝이다. 하나님은 모든 열방을 사랑하시며 구원하시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처음 택하신 민족이다. 당신의 본체인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민족이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은 민족이다. 그런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이 이스라엘이다. 특히 최근들어 젊은 유대인들 가운데 관습화된 ‘선데이 유대교인’들이 많아졌다. 이들의 영적 갈급함이 커지는 상황에서 메시아닉 쥬 선교 단체들이 지혜롭게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메시아닉 쥬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선교사 사역 동안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정기 후원이 없이 당시 전세자금만 가지고 이스라엘 선교사로 나갔다. 거기서 아이들 셋 키우느라 생활이 빠듯했다. 또 이스라엘은 선교의 자유에서 제약이 있다. 선교사들이 노방전도를 하면 유대교 관련 단체들이 신고하면서 비자 발급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그래서 저는 메시아닉 쥬들이 다니는 교회를 출석하면서 그들과 교류했다. 그러다 한인들이 주로 다니는 텔아비브 소재 ‘욥바교회’에 청빙이 돼 담임 목사로 활동했다. 부임하자 메시아닉 유대인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당시 ‘사라’라는 이름의 한 메시아닉 쥬는 ‘이 교회에 특별한 스피릿이 있다’고 했다.
에베소서 2장 14절의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라는 구절처럼, 당시 교회엔 유대인과 이방인인 한국인이 하나로 연합하는 성령의 역사가 임했다고 술회하고 싶다. 또 다른 사역은 이스라엘 키부츠 농장에서 전 세계 청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데, 이들 가운데 한국 청년들도 있었다. 이 가운데는 교회를 떠나거나 불신 청년들이 많았다. 이들을 상대로 성경 공부 등 여러 사역을 진행했다. 이 사역 동안 30명에게 세례를 줬다. 그렇게 7년 8개월 동안 이스라엘에서 사역하고 비자 재발급 문제로 결국 한국으로 귀국했다.”
-메시아닉 쥬를 상대로 사역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정치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특히 욥바 지역에는 크리스천 아랍인들이 많다. 이들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받은 아랍인들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영토 내 200여만 명 정도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약 10%가 크리스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선교사 시절 당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이 나사렛 지역 등지에서 1년에 한두 차례 공동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이들이 같이 예배와 성찬식을 드리면서, 세족식을 통해 서로에게 용서를 구했던 기억이 남는다. 이것이 아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진정한 의미의 해결책이라고 본다.”
-이스라엘 내 메시아닉 쥬에 대한 핍박 사례를 본 적이 있는가?
“이스라엘의 ‘아라드’라는 도시는 정통 강경파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이들이 메시아닉 쥬 교회들을 상대로 방화를 한 적도 많다. 앞서 말했던 욥바 교회에 출석했던 메시아닉 쥬 ‘사라’ 자매는 유대인들로부터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을 자주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당시 욥바 교회에 2주에 한 번 정도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의 청년이 출석했다. 그는 유대교 신학교 출신이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에는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내게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은 메시아닉 쥬에 대한 핍박도 다소 줄고, 이들이 이스라엘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고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재 담임하는 예한교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2014년 예한 교회를 개척했다. ‘예수님 안에서 한 새사람’의 약자인 예한교회다. 코로나19 팬데믹를 거치면서 교회 상황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평소 관심이 많았던 선교적 교회를 실행하기로 했다. 가정교회 개념으로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세상 속으로 들어가 흩어지는 교회론이다. 이 개념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카페교회를 시작했다. 개척 2기인 셈이다. 그러면서 불신자 손님들과 자연스레 만나고 교제를 나눈다. 그리고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이들이 요청하면 상담도 진행한다.”
-주로 어떤 것을 상담하는가?
“한 할머니 손님은 친자식을 잃은 슬픔이 있으셨다. 그래서 손주를 혼자서 양육하고 계셨다. 그분은 예전에 교회를 다니신 분이었다. 그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면서 위로를 드리고 동시에 예수께로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이처럼 불신자 손님들과 자연스레 대화하면서 그들의 삶의 얘기를 듣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상담 형식의 대화를 주로 나눈다.”
-목사님은 빵을 굽고 파는 이중직 목회자이기도 하다. 예한교회의 특징은?
“예한교회는 작은 상가 교회로서 작지만, 카페 수익을 통해 자립이 가능한 구조로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카페로서 차별성을 위해 우리는 할라 등 건강한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이스라엘 빵을 만들어 팔고 있다. 특히 할라, 라파, 무교병 등은 성경적인 유래나 기원이 있는 성찬 빵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을 만들어 성찬식을 진행하는 교회들에게 납품도 하고 있다. 교회들이 매우 만족해 하고 있다.”
-개척목회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선교적 교회와 이중직이다. 선교적 교회의 일환인 카페 목회를 추구하면서 불신자들의 교회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야지 그들이 우리를 찾고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관심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 예한교회의 최종적 목표이다. 이 과정은 인내가 필요하다. 아울러 작은 상가 교회들이 재정적 자립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자립형 교회 모델로서 어떻게 성장할지도 고민이다. 돈을 벌고 목회하면서 성도들의 힘든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깨닫고 그 고충을 알게 돼서 개인적으로 감사하다.”
-주일예배엔 몇 명 정도 찾아오는가?
“10명 정도다. 예배 이후 교회에서 만든 이스라엘 빵으로 함께 식사하고 소그룹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주일 설교 내용이 궁금하다.
“사도행전 20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사도바울의 고별 설교가 나온다. 이는 바울이 에베소 장로들에게 부탁한 내용이다. 바울의 자기 고백적 유언 설교를 통해 내 모습을 돌아보자는 게 설교의 요지다. 우리가 어떻게 주님과 교회와 지체를 섬길 수 있을지 얘기를 나눴다.”
-목사님에게 복음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다. 내가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살아가는 삶이 사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복음은 생명이다. 종교가 아니다. 진리이고 길이다. 교회는 생명을 담은 곳이며 살아있어야 한다. 이 생명의 복음 안에 있는지도 내 스스로도 확인해야 한다. 이 복음은 모든 영혼을 살리는 생명이다.”
-기도제목이 있다면?
“선교적 교회로서 카페교회니까 재정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 본질을 잡으려는 교회를 추구하는데 이 교회를 섬길 성도분들이 조금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