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빚 갚기가 힘들어지면서 금융공공기관들이 대신 빚을 갚아준 '대위변제' 금액이 지난해 13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오기형 의원이 금융공공기관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3개 금융공공기관의 대위변제액은 총 13조4,4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5조8,300억 원)에 비해 130% 늘어난 규모다.
기관별로 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대위변제액이 4조9,229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전세 관련 사기 급증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어 ▲신용보증기금 2조2,759억 원 ▲지역신용보증재단 1조7,126억 원 ▲서울보증보험 1조6,464억 원 ▲서민금융진흥원 1조149억 원 ▲기술보증기금 9,596억 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신용보증기금과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액도 크게 늘었는데, 이는 고금리·고물가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제 상황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민생금융 상황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보고 금융공공기관의 재원 확충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요율을 한시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10조6천억 원으로 확대했고, 올해 1분기에만 2조4천억 원을 공급했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자 금융공공기관들이 보증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