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글로벌 기술기업들을 상대로 중국의 안보 위협을 경고하며 해저 인터넷 케이블 망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9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구글,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대형 통신사들에 태평양 해저 인터넷 케이블에 대한 중국 선박의 조작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구글, 메타 등 기업들은 대체로 자사 케이블을 보유하고 있지만, 케이블 유지보수 업무는 전문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전문 업체 중 일부가 외국 기업이라는 점이다.
특히 미 국무부는 중국 국영 광케이블 보수회사 'SB서브머린 시스템(SBSS)'을 주시하고 있다. 이 상하이 소재 기업이 자사 선박을 위성, 무선 추적 서비스에서 숨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성명을 내고 "심해 케이블의 안보는 유지보수 주체의 신뢰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WSJ은 미 당국자들이 SBSS 등 중국 기업의 미국 케이블 안보 위협을 구글, 메타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고위 행정부 관계자들도 최근 몇 달간 이 문제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했다.
세계 인터넷 트래픽 대부분은 수십만 마일 길이의 해저 광섬유 케이블로 전달된다. 수십 개의 선이 태평양 심해에서 미국과 아시아, 기타 여러 섬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
미 당국은 케이블 수리 시 수면 위로 띄울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보수를 위해 접근한 선박이 데이터를 불법 취득하거나 설비 관련 지식재산권을 훔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나아가 이들 선박이 중국군을 위한 케이블을 조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중국과 분쟁 상황에서 통신 교란 등으로 해당 지역 케이블 망의 온전성이 손상될 수 있다. 미국은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중국 업체 활동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