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상향조정했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관세는 25%에서 100%로 4배 인상했고,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관세도 7.5%에서 25%로 높였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기업의 미국 전기차·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5% 미만"이라며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인 중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초기에 막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미국이 원하는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들의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산 배터리 과잉공급에 따른 시장 교란도 차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윤진식 무역협회장은 "한국 기업에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태양전지와 철강 분야에서는 파장이 예상된다. 윤재성 연구원은 "태양전지에 254%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강업계는 미국행 중국산 물량이 한국 등으로 유입되면서 가격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저가 중국산 제품 차단으로 국내 업체 보호 효과도 있을 전망이다.
관세 인상으로 당장 한국 기업들의 실익은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