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의대 증원 집행정지 여부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증원 근거 자료들을 검증한 결과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의료 농단으로 인한 고통이 3개월째"라며 "전의교협과 대한의학회는 지난주 과학성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의대 정원 근거가 된 3개 보고서를 포함한 자료 검증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통계, 보건정책 등 전문가 약 20명이 참여했고,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국민들께 공개하기로 했다"며 "실제 자료들을 검증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정부의 주장은 기존 3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한 것밖에 없었고, A4용지 3문장이면 끝나는 근거가 전부였다"며 "재판부가 석명으로 요청한 용역연구도 전무했고, 의대 2000명 증원의 근거가 논의된 바 없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끝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유일하게 언급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정책 추진을 백지화하고 의사를 포함한 보건인력을 과학적으로 추계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종일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회장도 "객관적이고 투명한 연구를 진행하고 논의 과정과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 보건의료의 새로운 틀을 짜달라"고 말했다.
그는 "3대 보고서가 2000명 증원 근거의 중심인데 매우 부적합하다"며 "이해 충돌 가능성을 가지고 제안됐고, 저자들 모두 본인의 보고서가 2000명 증원 근거로 인용되길 바라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소송 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는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박민수 차관이 약속했던 회의록 등 핵심 내용이 누락됐다며 "과학적 근거 없이 누군가가 결정한 숫자를 복지부 장관이 일방적으로 통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