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징계 기록을 대입전형에 반영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서울 지역 고교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오히려 최근 4년 만에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고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693건으로 2019년 1076건 이후 가장 많았다. 전년(671건)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2020년 412건까지 주춤했던 서울 고교 학교폭력은 2021년 622건으로 51% 급증한 데 이어 2022년에도 7.9% 늘어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79건)가 가장 많았고, 강서구(53건), 은평구(52건), 강남구(48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구의 경우 최근 2년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고교 유형별로는 일반고(432건, 62.3%)가 가장 많았고 자율형사립고(6.8%)도 전년보다 높아졌다. 반면 특성화고는 27%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폭력 유형으로는 언어폭력(33.6%), 신체폭력(29.7%), 사이버폭력(11.5%) 순이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정부가 지난해 4월 학교폭력 징계 기록을 2026학년도 대입부터 모든 전형에 반영하겠다고 예고한 뒤에도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 주요대 역시 2025학년도 입시부터 학교폭력 징계에 불이익을 주고 있고, 2026학년도에는 고강도 조치가 예고됐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대입 불이익 예고에도 발생 건수가 오히려 늘었다는 건 학교폭력 근절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법리 교육 등 추가 정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