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거부해 교단 폐쇄… 그 역사와 신앙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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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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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신사참배 거부 교단 기념 감사예배 드려

ㄱ자 교회터 땅밟기 및 이종덕 목사 순교터 기도회도 진행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가 10일 충남 논산 강경교회에서 ‘2024 신사참배거부 교단 기념 감사예배’를 드렸다. ©기침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기침)가 10일 충남 논산시 강경읍 소재 강경침례교회에서 ‘2024 신사참배거부 교단 기념 감사예배’를 드렸다.

기침에 따르면 일제 치하에서 교단 지도자 32명이 교단적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해 1944년 5월 10일 함흥재판소에서 ‘교단폐쇄령’이 내려졌다. 이에 기침은 고난의 역사를 기리고 그 신앙 정체성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지난 2015년 제105차 정기총회에서 ‘신사참배 거부 교단 기념일’ 제정을 결의했다. 이후 매년 기념 감사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날 감사예배에선 총회 교육부장 박보규 목사의 사회로, 농어촌부장 황인전 목사가 기도했고, 전(제24·25대) 총회장 오관석 원로목사가 ‘우상을 섬기다 패망한 므낫세’(역대하 33:1~13)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장경동 목사(중문교회)는 환영사를 전했다.

오관석 목사는 설교를 통해 “불순종했던 므낫세가 환란을 당한 이후에 깨닫고 회개함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 우리도 다시 돌아봐야 때”라며 “부모 신앙의 유산이 자녀들에게도 이어져야 하고 자신의 잘못을 바로 알고 깨달으며 믿음의 길로 가야 한다. 우상을 세울 때 모든 것을 잃었던 것을 보면서 우리 또한 우상은 어떠한 모양이라도 철저히 배격하고 거부해야 한다. 그 신앙의 유산으로 세워진 침례교단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침례교 신앙 역사를 바르게 세우기 위한 역할을 감당해 온 공로로 (사)침례교역사신학회 이사장 임공열 목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했으며, 강경교회 남주희 장로에게는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 밖에 피영민 총장(한국침례신학대학교)의 축사와 한병수 원장(강경역사문화연구원)의 격려사가 있었고, 총회장 직무대행 제1부총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일엽 목사의 인사 및 광고 후 오영택 목사(하늘비전교회)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이어 기침은 교단의 체계적인 역사 연구를 위해 (사)침례교역사신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예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침

2부 순서로는 ‘옥녀봉 ㄱ자 교회터 되찾기를 위한 땅밟기’를 진행했다. 강경의 옥녀봉 ㄱ자 교회는 1896년 2월 설립된 한국 최초의 침례교회다. 현재 논산시 소유 공원으로 관리되는 옥녀봉 일대 토지(15,615.6㎡/4,732평)는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몰수됐다. 이날 땅밟기 행사는 ㄱ자 교회터 및 옥녀봉 일대 토지를 되찾아 성지화해 침례교회의 항일 운동 정신을 후대에 전하고자 기획됐다.

3부 순서로 이종덕 목사 순교터에서 오지원 교수(한국침례신학대학교 겸임교수)의 순교역사 강의가 있었고, 총회 임원들의 진행으로 순교자들의 후손들, 침례교단과 교회, 다음세대와 나라를 위해 30여 분 동안 기도회를 진행했다.

이종덕 목사는 강경교회 담임이자 교단 총회장이었다.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발발하자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피난 대신 부목사였던 김장배 목사와 함께 손으로 작성한 명함을 들고 인민위원회 내무서 등을 찾아가 신분을 밝히고 전도했다. 그해 9월 28일 공산당이 퇴각하던 날 밤 이종덕 목사는 이들에게 체포되어 금강 변 갈대밭에서 총살을 당해 향년 66세에 순교했다.

기침은 “침례교단은 신사참배를 거부함으로 교단이 폐쇄되고 재산이 몰수되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며 “이 아픔이 오늘날 후손들에게 자랑스런 간증이 되길 바란다. 기침은 하나님 나라와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앞장서 기도하는 교단으로 당당하게 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히 기침은 오는 21일 오후 1시 30분 한국침례신학대학교 로고스홀에서 교단 목회자와 신학생을 대상으로 ‘2024 한국침례교회 역사 포럼’을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와 한국침례교의 저항’이라는 주제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