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중형교회 하나가 사라지는 셈”

목회·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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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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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를 위한 자살예방교육 및 긴급목회돌봄 메뉴얼 세미나’ 열려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 이근복 원장이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원장 이근복 목사)와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 조성돈 박사)가 최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목회자를 위한 자살예방교육 및 긴급목회돌봄 메뉴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목회자가 교회에서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돕고, 또 이와 관련된 목회 돌봄을 어떻게 해야 할 구체적인 매뉴얼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최 측은 “2023년 한국의 자살자는 13,906명으로 자살률은 10만명 당 26명”이라며 “여기에 기독교인도 예외가 아니다. 매년 기독교인 중 2,600명이 정도가 자살을 하고 있다. 이런 통계로 보면 한해 중형교회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외면한 진실을 직면해야 하고, 예방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교회를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이근복 목사(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 원장)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주님의 명령을 기억하고, 목회자가 생명을 살리는 사역을 감당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미나에선 김주선 목사(라이프호프 사무국장)가 ‘생명보듬이 목회자’라는 제목으로, 안해용 목사(라이프호프 사무총장,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 부원장)이 ‘자살사건 이후 긴급목회돌봄 매뉴얼’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강의했다.

특히 이날 공개된 「자살 사안 이후 교회를 위한 긴급목회돌봄 매뉴얼」에는 △자살 및 자살 유족의 특징 △긴급목회 돌봄에 대한 이해와 활용법 △자살 사건 직후부터 24시간 이내의 구체적 대응 방안 △24시간 이후부터 장례식까지의 초기 대응 방안 △장례식 이후부터 3개워 이내의 중기 대응 방안 △3개월 이후부터 1년까지의 장기 대응 방안 등이 실려 있다.

이 매뉴얼을 펴낸 두드림자살예방중앙협회 김연규 회장,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조성돈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김기철 회장은 발간사에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한 해 13,000여 명 정도에 이르는 생명이 자살로 인해 스러져가고 있다”고 했다.

「자살 사안 이후 교회를 위한 긴급목회돌봄 매뉴얼」 표지

이들은 “교회는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자살 위기자를 돕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자살 사안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자살자로 인해 생겨나는 유족들과 지인들 그리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많은 교우들을 돌보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 왔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안타깝지만, 그동안 우리 교회는 이를 위한 노력과 시도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숨기고 감추기에 급급했다. 은혜가 되지 않으므로, 선교에 걸림돌이 되므로, 목회자의 흠결이 될 수 있으므로… 우리 교회는 그들을 외면해 왔다”고 했다.

이들은 “결국, 상처는 더욱 커져만 갔고 교회 내 문제들은 점차 확대되어 갔다. 이러한 우리 교회의 모습은 과연 하나님 자녀 공동체로서, 예수님의 동행자 공동체로서 적절한모습일까?”라며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번 매뉴얼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매뉴얼이 긴급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 당황해하는 목회자들에게 효과적인 가이드가 되기를 바란다”며 “더 나아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교우를 위해 그리고 자살자 주위에 방치되어 있는 수많은 유족들과 지인들과 교우들을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대책들을 세워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