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주택 가격이 대체로 하락하는 가운데, 일부 인기 지역과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는 가격이 오르며 시장의 바닥을 확인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장의 선행 지표로 간주되는 랜드마크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KB부동산의 발표에 따르면, 3월 전국의 주택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0.11% 하락했으며, 서울 지역도 0.06%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동시에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0.01%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 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세대수×가격) 기준으로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하여 그 가치 변동률을 추적하는 지표로, 주로 각 지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들로 구성된다. 서울 송파구의 헬리오시티와 신천동 파크리오, 잠실동 잠실엘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 등이 이에 포함된다.
실제 거래가를 살펴보면, 이들 아파트 단지에서의 매매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선도지수에서 1위를 차지하는 헬리오시티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전용면적 84㎡ 기준 18억원에서 20억5000만원 사이에 거래되며 가격이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 역시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한다. 3월 셋째 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16주 만에 가격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동작구, 송파구, 종로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관찰되고 있으나, 외곽 지역은 아직 하락세를 보이며 지역 간 온도 차이가 존재한다.
연세대 고준석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예고와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분석은 선호 지역의 가격 상승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시장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