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우크라이나 셀리도보에 위치한 ‘등록침례교회(Registered Baptist Church)’ 블라디미르 세메노프(Vladimir Semenov) 목사의 집이 이날 밤, 러시아 군의 로켓 공격으로 파괴되었다고 전했다.
폴리 대표는 “그날 밤, 세메노프 목사님은 가족과 함께 다른 곳에서 밤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비록 이 땅의 것들은 모두 잃었지만 다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며 “그분들이 ‘기도의 집’이라고 부르는 교회 건물은 두껍고 긴 벽돌 담장을 사이에 두고 목사님 사택과 붙어 있었는데, 창문 몇 개가 깨지고 전기 계량기와 배선 일부가 손상된 것을 제외하고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깨진 창문은 성도들이 판자로 덮었고, 교회 모임은 정상적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메노프 목사는 교단에서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고 한다.
“지난 2월 15일, 다른 식구들은 모두 제 딸의 집에 가기로 했고 저는 그냥 집에 남아 있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4살 된 손자가 오더니 ‘할아버지가 안 가면 나도 안 갈래요’라고 말하길래, 손자를 바라보면서 ‘그래, 같이 가자’라고 대답했습니다. 딸 집에 가 있는데 밤에 폭발 소리가 들렸습니다. 새벽 두 시경, 사람들이 전화해서 우리 집이 포탄에 맞아 불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급히 달려가 보니, 50평 정도 되는 콘크리트 집이 완전히 파괴되어 있었습니다. 그 집에 있었다면 살아 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제 생일은 2월 15일입니다."
세메노프 목사와 그의 형은 자신들의 고향, 즉 셀리도보가 위치한 도네츠크 지구 포크롭스크 지역에서 전투가 발발했음에도, 그곳에 남아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세메노프 목사와 가족들은 친척들과 지내기 위해 인근의 체르니우치 지역으로 잠시 이주했다가 사역을 재개하기 위해 다시 포크롭스크 지역으로 돌아왔다고.
세메노프 목사는 교단에서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서 “시 당국은 우리도 ‘공격 표적이 되었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언젠가 포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 당국으로부터 공격 표적이 되었다는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역자들은 최전방 지역에서 교회를 인도하고, 재활 센터를 운영하고, 기독교인들이 소규모로 모이는 장소들을 방문하고, 전도하고, 인도적 원조 물자를 전달하고,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봉사하면서 계속 최전방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포탄 파편이 흩어져 있는 부서진 도로 위로 자동차를 운전하고 이동해야 합니다”라고 현숙 폴리 대표는 말했다.
현재 세메노프 목사 부부는 딸의 집에서 지내고 있으나 셀리도보를 떠나거나 사역을 축소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세메노프 목사는 교단에서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서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세상 전체를 보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제게 허락하신 작은 땅은 보인다. 그 땅은 바로 셀리도보”라며 “오늘 우리의 주된 사명은 단 하루도 허비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