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죽음, 그 자체가 끝이 아니다”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신원하 원장, '2월 이슈 리포트' 기고 글 올려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신원하 원장 ©기독일보 DB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한기윤) 신원하 원장이 연구원 홈피에 "피할 수 없는 미래, 노화와 죽음"이란 제목의 '2월 이슈 리포트'를 올렸다.

◈노화와 죽음

신원하 원장은 글을 통해 "2024년 2월 현재 대한민국은 고령사회"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한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노인의 복지와 의료에 더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면서 관련 뉴스와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가 갈수록 노화가 조금씩 늦춰지고 그에 따라 현대인의 수명도 늘어가고 기대수명도 실제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고, '노화는 인생이 거치는 당연한 생리학적 과정이 아니라 잘 대처하면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란 인식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원장은 "항노화에 이어 역노화를 향한 선진사회의 열정은 표면적으로는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바라는 염원과 희원에서 말미암는 것이지만 이면으로는 인간이 죽음에 대해 갖고 있는 근원적인 공포감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아무리 자신이 필멸한다는 사실이 공포를 가져오고 그래서 그 공포를 피하고 싶어 외면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마침내 죽는다. 죽음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죽음의 기원과 의미 성격에 대해 성경은 그 어떤 종교와 경전에 비해 죽음의 기원과 그 성격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죽음은 인간이 범죄한 결과로 초래된 것"이라며 "죽음과 노화는 하나님의 본래 계획이 아니라 인간의 범죄에 대해 하나님이 내리신 형벌로서 사람에게 임하고 이 땅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담 이후로 태어난 사람들은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적어도 예수 안에 있는 자들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게 되었으니 죄에 따른 개별적 형벌로서의 죽음을 더 이상 신자들에게 요구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설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은 여전히 이 땅에서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서 "그 이유는 성부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이 끼친 유익을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죄로 말미암아 이 세상에 들어온 모든 악을 단번에 제거하지 않고 최후의 종말 때까지 유예하시고 예수가 다시 오실 그 때에 비로소 죽음을 포함한 모든 악과 불의를 세상에서 제거하시기로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은 최후의 종말 때까지 죄의 모든 효과가 제거되지 않은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그에 동반되는 노화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에 따라 그리스도인들도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 죄의 효력과 영향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고 아울러 그것들이 자신의 몸과 삶에 끼치는 해악도 여전히 경험하게 된다.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성도들도 노화를 경험하게 되고 질병에 걸리고 마침내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그렇지만 그리스도 안에 있는 신자들은 죽음이 이제는 최종적인 심판이나 형벌의 성격을 지닌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불신자처럼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의식적으로 외면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죽음

신원하 원장은 "죽음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더 이상 개별적 형벌의 결과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실 때 설계하신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죽음은 악이지만 궁극적인 악은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죽음이 끝이 아니고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요 출발점"이라고 했다.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죽음의 효력으로 자기들의 죄가 속량되었고, 예수의 부활하심으로 사망의 권세와 사탄의 압제로부터 자유함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란 것이다.

신 원장은 "이런 사실을 알기에 그리스도인들은 불신자들과 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여 그것을 피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는 안된다고 칼빈은 힘주어 말한다"면서 "칼빈은 죽는 날과 마지막 부활의 날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은 참된 그리스도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것은 영원한 생명이 갖는 영광에 비해 건강과 부요 같은 이 세상의 한시적인 좋은 것들은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그는 "죽음은 비록 악이지만 궁극적인 악은 아니기 때문에 성도들은 불신자처럼 죽음에 대해 과도하게 저항하고 거부하고 외면할 필요가 없다. 도리어 죽음이 다가옴을 느낄 때 성도는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갈 것을 바라면서 그 소망의 힘으로 영원히 주와 함께 할 날을 기대하면서 죽음을 대면할 힘을 얻게 되고 또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화

신원하 원장은 '성형'에 대해서 "성경은 곳곳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육체적 아름다움을 경탄하거나 보기 좋은 것으로 묘사하고 노래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유지하고 도모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노화로 인해 외모가 일그러지거나 얼굴 일부에 흉한 모습이 생긴 경우 본인이 이것을 개선하려고 의료적 시술이나 수술을 선택할 경우, 즉 성형시술을 통해 그것들을 치료하고 개선하려는 행동에 대해 비판하거나 그것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노화의 부정적 부산물을 의료적 도움으로 어느 정도 완화시키려는 행동인데, 이것 자체를 기독교 윤리적으로 문제삼을 만한 타당한 성경적인 근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 원장은 "그리스도인들은 노화하면서 겪게 되는 육체적 외모의 매력 상실을 슬퍼하며 육체적 매력과 젊은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대가와 희생도 불사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육체의 아름다움은 좋은 것이나 보기에 좋은 것이 언제나 좋거나 아름다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는 "과도한 비용과 희생을 치르면서 육체적 젊음과 매력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함으로 자아를 만족시키려는 행위와 다르지 않으며, 이것은 자칫 자아 만족과 외모를 숭배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죽음으로 이르는 과정인 노화도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초래된 악임엔 틀림없'지만, "한편으로는 영적으로는 젊을 때보다 더 놀라운 영적인 복을 누리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했다. "노년들은 육신이 약해지고 병고를 더 많이 치르게 되지만,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능력이 자신에게 머물고 하나님의 능력이 자신 안에서 온전하여지기 때문에 더 성화의 길로 나아가기에 적합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노화는 육체적으로는 늙어지나 영적으로는 더 젊어지고 건강해지는 복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로운 노화와 죽음

신원하 원장은 "노화와 죽음은 그 자체가 끝이 아니"라며 오히려 "성도가 구주 예수의 부활에 직접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을 살아가는 성도들은 자신의 눈을 부릅뜨고 제대로 바라보기만 하면 자신의 주위에 산재하고 발생하는 많은 일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서려 있고 도사리고 있음을 보게 된다’고 칼빈은 말했다. 성도들은 이것을 외면하지 말고 응시하고 정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그러면 성도들은 더욱 두려움과 떨림으로 자신의 남은 길지 않은 삶을 떨림으로 대하게 된다"면서 "현재 노년기에 접어든 성도나 노년을 바라보는 성도들은 자기의 남은 날들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인식을 하면서 자신의 노년기를 더욱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면서 주의 영광과 주의 교회를 위해 살아가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잘 늙고 잘 죽기 위해서라도 더욱 노년기를 잘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교회가 나이 들고 쇠약해진 성도들이 노년의 삶을 주 안에서 더욱 의미 있고 윤택하게 보낼 수 있도록 목회적으로 돌봐야 할 때"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한기윤 신원하 원장은 고려신학대학원에서 30년 동안 기독교윤리학 교수 등으로 재직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 복음주의 윤리학회 회장. 기독교윤리연구소(기윤실부설) 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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