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치러질 대통령선거에 공식 후보로 등록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선관위는 푸틴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위해 모인 31만 5천 명의 서명을 검토한 후, 그의 후보 자격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러시아 선거법상 무소속 후보는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최소 30만 명의 서명을 제출해야 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과 친크렘린계 외곽 정치조직인 전러시아국민전선이 그의 출마를 지지하는 서명을 모았다. 이번 대선 투표에서 푸틴 대통령은 6년 임기를 더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71세의 푸틴 대통령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있지만, 그가 24년간 집권하며 구축한 러시아 정치 체제에 대해 강력한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도전할 수 있는 저명한 비평가들이 투옥되거나 해외에 머물고 있고, 대부분의 독립 언론이 금지된 상황에서 그의 연임 가능성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선관위는 이미 의회에서 각 정당에 의해 대선 후보로 지명돼 서명을 받을 필요가 없었던 다른 세 명의 후보 등록을 승인했다. 러시아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자유민주당(LDPR)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새로운사람들당(NPP)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 등이 푸틴 대통령보다 먼저 대선 후보로 등록됐다. 이들 세 정당은 모두 크렘린의 정책을 대체로 지지해왔다.
또한, 모스크바 인근 지역의 지방의원이자 60세의 진보 정치인인 시민발의당 소속 보리스 나데즈딘도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다. 나데즈딘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중단하고 서방과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수천 명의 러시아인들이 나데즈딘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서명을 남겼으며, 이는 엄격하게 통제된 정치적 환경에서 야당에 대한 동정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AP가 지적했다.
선관위는 이번 주 후반에 나데즈딘의 서류를 검토하여 그의 대선 후보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