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기독교회관에 자리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방문해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등과 대화했다.
장종현 대표회장은 “최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는 발언이 인상깊다. 기독교는 죽고 다시 사는 종교”라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고 다시 사셨던 것처럼, 이를 본받아 우리 크리스천들도 대의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한동훈 위원장님이 국가와 당을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모습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제가 능력이 부족하다. 교계 어른들의 조언을 듣고 싶었다. 기독교계가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발전과 정신적 기틀을 놓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회장은 “제가 저출산에 대해 연구하고 데이터를 정리한 결과 50년 이후 경기도 일대의 인구 규모가 사라진다고 한다. 제가 몇년 동안 교계에서 진행하는 저출산극복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느낀 바는 요새 부부들이 맞벌이를 한다. 아기를 낳고 돌볼 장소가 주일날만 예배를 드리고 평일엔 비어있는 교회가 좋은데, 이를 활용하도록 허용하는 법제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낳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돌봄이 중요하다. 이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 비대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당시 소망교도소에 대한 지원을 현실화하도록 노력했다. 기독교인들의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법이나 말씀하신 법안 등 이것저것 챙기면서 조언도 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 당시 방문한 소망교도소에서 교회가 모든 것을 제공했는데, 교회가 법적으로 토지세·종합세를 내고 있었다. 이상한 것이 모든 것을 내놓고 영리사업도 아닌데도, ‘왜 이렇게 하느냐’며 관련 법적 개정작업을 했다.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선의를 베푸는 종교인들의 문화를 높이 존경해드리고 널리 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입법활동을 잘 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회장은 “소망교도소 이사장이신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께서 사명감을 갖고 하고 있다. 법과 제도 안에서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국가에서 많이 밀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봉사하는 기독교계에 대해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는 제도가 많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을 하나하나 찾고 현실화해서,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봉사나 헌신에 참여하도록 그런 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장종현 대표회장은 “김삼환 목사의 (소망교도소) 설립 목적이 재소자들이 죄를 짓고 들어오면 회개하고, 하나님을 믿어야 개선이 된다는데 있다.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개선이 안 된다. 인간의 부패된 습관 때문에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 그 정신으로 신앙을 해야 새 사람이 된다”며 “소망교도소에서 신앙위주로 지도를 하니까, (출소 이후) 재범률이 아주 낮다”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저는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았고 기회를 많이 누려왔다”며 “정치하는 동안 개인의 입장만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해볼 의지가 있다. 능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많이 조언을 해달라”고 했다.
장종현 대표회장은 “능력은 충분하시다”며 “나라를 생각하고 통치하는 것은 나이 갖고 되는 게 아니다. 올바른 국가관을 가지고 통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배석한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교계에서 서명을 받아 본인이 전달받은 ‘교회시설 내 아동돌봄을 위한 입법청원’에 대해 “장종현 대표회장께서 돌봄시설로 교회만 말씀하셨는데, 법안에 정확하게 종교시설로 돼있다”고 했다.
그러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교회가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많으니까...”라고 했다. 장 대표회장은 “기독교의 사랑으로 교회에서 돈을 적게 들이면서 아이를 돌보는 곳이 교회가 아닌가”라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생활권 공약에 돌봄과 육아를 지원하려는 교계의 취지를 잘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한교총과 같은 건물에 위치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윤창섭 목사와 총무 김종생 목사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김종생 총무는 “7080년대 당시 사회적 약자가 있었고 타종교나 시민단체들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때 그분들 애환을 듣는 기도회들이 많이 있었다. (한국기독교회관) 여기는 약자와 동행하는 상징적인 곳”이라며 “그런 정신을 우리가 이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이 기본적으로 경쟁을 지향하고 룰을 지키는 보수정당이지만, 경쟁에서 뒤처진 비주류에 대한 약자와의 동행을 중시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그 부분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이에 김 총무는 “(NCCK가) 100주년을 맞으며 일제강점기부터 이승만 대통령 이후 군사정부를 거친 여정을 압축하면 약자와 함께하는, 성경대로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여정이었다”며 “교회에서 빛과 소금을 얘기하는데, 많은 이들에게 빛이 되려고 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성경엔 (빛보다) 소금이 먼저 나온다. 이는 이름을 감추고 뒤로 빠지며 녹아지면 맛있는 김치와 음식이 되도록 하는 것처럼, 교계가 약자들과 소리소문 없이 함께 동행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NCCK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한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시만단체 중에서 (NCCK처럼) 일관된 철학을 지니면서 100년을 이어온 단체도 드물다. 파도치는 역사에서 이런 단체에 존경을 표한다”며 “나도 소금이 되고 싶다. 출세를 다했고, 이제는 나라와 약자를 위해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윤창섭 NCCK 회장은 “어쩌면 이 장소가 의미가 있고 건물은 허술하나 정말로 말할 수 없는 백성들이 말하고, 자신의 한을 호소하는 장소였다”며 “역사적으론 목요기도회가 유명했다”고 했다.
그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모든 것을 품고 역사적 바탕이 깔린 NCCK”라며 “국민의힘이 이름이 좋은데 정말로 교회가, NCCK가 백성의 힘이 됐던 것처럼 국민의힘이 국민을 끌어안는 당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당시만 해도 이곳 말고도 별로 없었다. 이곳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김종생 총무는 “종교와 정치는 다양한 의견을 모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에밀 뒤르켐은 종교의 역할이 사회 통합에 있다고 했다. 그리스도의 정신도 서로 차이가 있으나 조화를 이루는 그런 부분이, 우리가 국민의힘이 해야할 역할이 아닌가”라며 “십자가 정신으로 모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한 비대위원장은 “진짜 그러고 싶다”고 화답했다.
김 총무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이 (NCCK를) 다녀갔다. 그래서 위원장님께서 통합 차원에서 그분들의 답답함을 살펴봤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아픈 이들의 위로자가 돼 경청하고 넓은 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저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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