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 10명 중 7명은 소위 ‘가짜뉴스’ 때문에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 의뢰로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9월 1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천 명(교회 출석자 852명, 가나안 성도 148명)을 대상으로 한 ‘개신교인의 미디어 이용 실태 및 인식 조사’ 주요 결과를 9일 소개했다.
특히 이 조사에서는 가짜뉴스의 사회적 영향과 관련된 진술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교회 출석자의 동의율(매우+대체로 그렇다)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그 결과, ‘가짜뉴스는 타인에 대한 증오/혐오를 부추기고’, ‘사람들의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에 대한 동의율이 각각 82%와 80%로 높았고, 이어 ‘가짜뉴스로 인해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한다’도 70%가 동의했다.
대응과 관련해선, ‘가짜뉴스라고 의심되는 뉴스는 보거나 읽지 않고 무시한다’는 응답이 71%(매우+대체로 그렇다, 이하 동일)로 가장 많았다. ‘정확한 사실을 알기 위해 추가 정보 검색’은 56%, ‘해당 뉴스의 진원지를 찾아가 정확한 정보·의견을 밝힌다’는 23%였다.
◆ 언론사보다 목회자·교인 제공 뉴스 더 신뢰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중 가짜뉴스를 누가 더 많이 생산·유포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둘 다 비슷’이 52%로 가장 높았고, ‘기독교인’ 12%, ‘비기독교인’ 36%로 ‘비기독교인’이 더 많이 생산/·유포한다는 인식이 높았다.
이 밖에 ‘뉴스 제공자 신뢰도’에 대해선 ‘목회자 및 교인이 제공하는 뉴스’에 대한 신뢰도(매우+대체로 신뢰)가 44%로 가장 높았고, ‘언론사/기자 개인이 제공하는 뉴스’ 27%, ‘내 주변 지인이 제공하는 뉴스’ 26% 등의 순이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목회자 및 교인 제공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목데연은 “개신교인(교회 출석자)이 언론사보다 목회자 및 교인이 제공하는 뉴스를 더 신뢰한다는 점은 객관적 지표보다는 주관적 지표를 맹목적으로 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했다.
◆ “목회자, 정치적 신념과 신앙적 메시지 구별해야”
목데연은 “개신교인의 70%는 ‘가짜뉴스 때문에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는 23%에 불과했다”며 “‘특정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한 뉴스’가 가짜뉴스임을 생각해 보면 교회는 가짜 뉴스의 피해자이자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위험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목회자는 교인이 목회자가 제공하는 뉴스에 더 큰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목회자 개인의 정치적 신념과 신앙적 메시지를 구별하여 교인에게 특정 목적을 위해 그릇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되며 교회 안에서 허위 뉴스가 퍼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 ‘유튜브’ 등 미디어 영향 증가
한편, 최근의 다른 조사에서는 개신교인의 신앙 성장에 있어 미디어의 영향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었는데, 이번 기사연 조사 결과 개신교인이 주로 이용하는 미디어는 유튜브였다.
지난해 1월 조사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의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 따르면, 개신교인이 신앙 성장에 도움받는 것으로 ‘출석 교회 예배/목사님 설교’란 응답은 2012년 64%, 2023년 28%로 10년간 절반 아래로 감소했지만, ‘미디어’ 영향을 꼽은 비율은 1%에서 19%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목데연은 “개신교인의 신앙 성장에 도움을 주는 요소가 설교 등 교회 내적 요인에서 이제는 미디어 등 교회 외적인 요인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기사연 조사에서 교회 출석자들에게 한 달 내 이용한 매체에 관해 묻자 ‘유튜브’가 76%로 가장 높았고, ‘인터넷’ 66%, ‘TV’ 54%, ‘소셜미디어’ 37% 등의 순이었다.
또 교회 출석자 대다수(89%)가 평소 기독교 콘텐츠를 접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주 1회 이상 접하는 비율은 68%로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 콘텐츠 이용자들이 해당 콘텐츠를 접하는 매체는 교회 출석자의 경우 ‘유튜브 기독교 채널’이 84%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기독교 TV 방송’ 59%, ‘기독교 라디오 채널’ 45%, ‘소셜디미어 기독교 채널’ 40%, ‘기독교 인터넷 커뮤니티’ 35%, ‘기독교 신문/잡지’ 16%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