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상정 무산… “조속한 폐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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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내년 초 다시 논의될 듯… 서울시의회 앞에서 폐지 촉구 집회도
서울시학생인권조례폐지범시민연대 등 7개 시민단체는 서울시의회 본회의가 열리는 22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촉구 기자회견’를 열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폐지범시민연대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이 22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상정이 불발됐다. 서울시의회 비상설위원회인 인권·권익향상특별위원회(특위)는 이날 본의회에 ‘폐지조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하는 특위에서 의원 발의로 폐지안을 본회의에 단독 상정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총 14명 특위 위원들 중 국민의힘이 10명, 더불어민주당이 4명이다. 국민의힘 의원들만으로 본회의 상정이 충분히 가능했던 것이다. 국민의힘은 교권추락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긴 시간 토론 끝에 특위 회의가 취소됐다. 이날 폐지안의 본회의 상정은 불발됐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내년 초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폐지안은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를 강력히 요구한 주민 조례 청구를 받아들여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올해 3월 13일 발의한 것이다. 주민 조례 청구에 서명한 서울시민은 약 6만 4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페지안은 당초 19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상정돼 22일 본회의를 거쳐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교육위원회 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18일 서울행정법원이 폐지안 수리·발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그러자 폐지안이 의원 발의 형태로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한편,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방만한 권리 보장에 따른 교권추락 등 여러 문제점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올해 7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 3만 2천 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4.1%는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동의했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이 올해 1월 실시한 국민교육 여론조사에서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응답자 비율이 54.7%로 지난 4년간 가장 높은 수치였고, 이에 대한 이유로 ‘학생인권의 지나친 강조’가 1위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학생인권조례 제10조 휴식권을 방패 삼아 일부 학생들이 교실에서 드러눕고 웃통을 벗는 등 개인 일탈 행위를 일삼고, 제13조 사생활의 자유에 따라 교사들은 흉기, 담배, 음란물 등 학생에 대한 소지품 검사가 불가능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제5조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의해 ‘차별금지’라는 명목으로 동성애 해악성에 대한 보건의학적 교육도 어렵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폐지범시민연대 등 7개 시민단체는 22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촉구집회’를 열고 폐지조례안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학생인권조례는 인권이란 이름을 내세워 실상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과도한 권리 보장으로 인해 교권을 침해하고, 학생들은 휴식권이라는 미명아래 수업 시간에도 공부하지 않고 휴식을 누리를 권리를 보장받아 기초학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인권조례는 성(性)인권 교육을 해서 성행위를 할 권리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어 성적 타락을 부추기고, 개성 실현과 사생활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소지품 검사를 금지하여 흉기나 마약을 소지해도 검사할 수 없는 등 너무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조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회는 서울시민들의 민의를 받들어, 적법절차에 따른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속히 가결하여 폐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 조례 폐지를 방해하지 말고, 오히려 교육정상화를 위해 학생인권 조례 폐지에 협조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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