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측이 인천 중구청에 신청한 건축허가가 최종 불허됐다.
인천 중구청은 지난 7일 신천지 측이 지난 2013년 매입한 (구)인스파월드 건물에 대해 ‘문화 및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신청한 건축허가 건을 불허했다고 12일 본지에 밝혔다. 중구 신흥동에 소재한 해당 건물은 지하 1층-지상6층, 총 면적은 1만 3296m² 규모다.
앞서 신천지 측은 올해 8월 4일 공연장 및 카페 등 근린생활시설 등을 포함한 ‘문화 및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 신청을 했는데 중구청은 이를 승인했다.
이어 같은 달 7일 신천지 측이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인천시는 ‘인천시 중구 갈등유발 예상 시설 사전고지 조례’에 근거해 해당 건물로부터 반경 1km 내 인천유림노르웨이숲 에듀오션 아파트 등 주거시설 4곳에 공문을 보내 주민의견을 청취했다.
조례가 규정한 갈등유발 예상 시설은 구청장이 주민들의 건강이나 생활에 직접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위험물 저장·처리 시설, 묘지, 장례시설 등이 포함돼 있다.
주민 의견 청취 기간 동안 이의제기가 없어 구는 지난 10월 신천지 측이 신청한 건축 허가를 승인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중구청이 발송한 해당 공문에서 건물 소유주로 ‘신천지’를 명시하지 않아 주민 의견 수렴 절차상 미흡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문화 활동을 미끼로 거짓·위장 포교를 해온 신천지 특성상 이들이 ‘문화 및 집회시설’ 용도로 (구)인스파월드 건물에 대한 건축허가를 신청했어도, 이것이 자신들의 세를 불리기 위한 포교 거점지로 활용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 12월 8일 기준 인근 주민 약 6000명이 구에 반대서명부를 제출했고, 지난 11월 말엔 중구청 앞에서 반대집회가 열렸다. 교계단체도 반대시위에 나서고 있다.
중구청 구의회도 이날 본회의장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16만 구민을 대표하는 중구의회는 그간 신천지의 불법적 포교 활동 사례와 주민들 우려 등 지역의 불안을 좌시할 수 없기에 구에 (구)인스파월드 용도 변경 승인 건을 재검토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지역 여론의 반발로 인천 중구청은 지난 7일 신천지 측에 착공 불가를 통보한 것이다.
인천시 중구청 측은 “신천지 측은 옛인스파월드 건축물에 대해 종교시설이 아닌 문화및집회시설(공연장) 및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받았다”며 “향후 종교시설로 사용할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건축허가를 반려하기 어렵고, 건축법 및 관련법에 적합해 지난 10월 건축허가 처리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민 반대가 워낙 거세 결국 지난 12월 7일 착공 불가를 신천지 측에 통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 측이 해당 건물을 문화 및 집회 시설로 사용한 뒤 종교시설로 용도변경을 시도한다 해도, 대법원판결(2018두47196)에 따라 불가능한 사항”이라며 “중구청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천지 측이 종교시설로 사용할 경우 추후 건축법에 따라 이행강제금 부과 및 고발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중구청 측이 자문을 요청한 한 변호사도 “이단 종파로 분류된 교회들이 지역사회 반발 등을 피해 종교시설이 아닌 문화 및 집회시설로 용도변경을 하고 해당 건물에서 불법적인 종교활동을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지역사회 갈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사회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돼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로 상가 및 공연장 용도변경허가를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인천 중구청 측은 향후 신천지 측이 건축 불허가 판정에 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에 대해 맞대응할 계획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