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김 선생(가명)은 한국순교자의 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 사역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다 사람들이 들어올 때면 급하게 주위를 살폈다고 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들이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을 찾아내 추적하여 그들의 이름을 북한 정부에 보고하면, 북한 당국이 아직 북한에 남아있는 친척들을 처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선생은 아내마저도 간첩으로 의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선 아무도 다른 사람을 믿지 않는다”라며 “어디를 가든지 긴장을 풀 수 없고 주변을 살피게 된다”고 했다. 김 선생은 북한에 성경을 밀반입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김 선생님은 2004년 북한에서 중국으로 장기 출장을 갔을 당시 기독교인이 됐다”며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친구 교회를 방문한 김 선생님은 성경에 담긴 ‘이상한’ 이야기들을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세례를 받고 믿음이 깊어진 김 선생은 성경을 갖고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김 선생이 북한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을 당시 교인 한 사람은 그에게 대담한 요청을 했다. 북한으로 돌아가면 성경책 10권을 담은 화물을 받아 달라는 것.
현숙 폴리 대표는 “처음에 김 선생님은 거절했다. 안 그래도, 자신의 작은 성경책을 북한으로 갖고 들어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 선생님은 성경 몇 장이라도 갖고 있다가 국경 경비대에 발각되면 고문당하거나 살해될 수 있고, 성경이 담긴 화물을 배송받으면 악명 높은 강제수용소에 끌려간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김 선생은 자신의 생명을 이미 주님께 드렸기 때문에 자신의 삶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기억났다”며 “그래서 결과는 주님께 맡기고 그 화물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김 선생이 북한으로 돌아가고 몇 개월 이후 도착한 화물을 받으러 2005년 11월 어느 날 새벽, 압록강 강둑을 따라 한 배에 다가갔다. 그 화물엔 작은 성경책 10권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보관하고 있던 김 선생은 2006년 2월 어느 날, 길가에서 한 남자가 휘파람으로 찬송가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김 선생님은 중국에 있을 때 배운 찬송가 ‘주 안에 있는 나에게’를 그 남자가 부르는 것을 듣고, 그래서 그 남자의 거주지를 기억해둔 뒤 그날 밤에 성경책 8권을 전해주기로 했다”고 했다.
이후 김 선생은 한국으로 탈북하려고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2006년 11월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됐다. 김 선생은 교도소에서 기독교 신앙 때문에 체포된 친구 한 명을 만났는데, 그는 다름 아니라 자신이 몇 개월 전에 성경을 전달했던 사람의 사촌이라는 삼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삼촌도 같은 감옥 다른 감방에 수감 돼 있었다. 김 선생이 그 삼촌에게 나눠준 성경 8권을 통해 일가족 27명이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됐다. 그러면서 밤중에 예배를 드리다가 보위부 요원들의 급습으로 모두 체포됐던 것.
한 달 뒤 삼촌 등 가족 27명 전원은 강제수용소로 이송됐다. 김 선생은 7개월 후에 풀려났고, 2014년에 한국으로 탈북했다.
김 선생님은 “그들에게 성경을 공급하신 분이 하나님이고,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고난당하는 그 가족들에게 하나님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그들을 기적적으로 풀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 선생은 더 많은 북한 사람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하고 있다며 “제 유일한 기도 제목은 북한 주민들이 복음을 듣고 그 복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