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칼빈·웨슬리의 정치신학, 결국은 성경에서 비롯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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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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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협, 22일 ‘종교개혁 506주년 제3차 웨슬리언학술제’ 개최
한국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가 22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동탄순복음교회에서 ‘종교개혁 506주년 제3차 웨슬리언학술제’를 개최했다. ©김진영 기자

한국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양기성 목사, 이하 웨협)가 22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동탄순복음교회(담임 손문수 목사)에서 ‘종교개혁 506주년 제3차 웨슬리언학술제’를 개최했다.

“자유민주주의 정체성과 개신교 위상 정립의 계기 되길”

먼저 1부 예배에서 개회사를 한 양기성 목사(웨협 대표회장)는 “특별히 종교개혁 506주년에 즈음해 ‘종교개혁과 정치신학 이해’라는 주제로 제3차 웨슬리언 학술제를 갖게 되었다”며 “발제와 논찬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개신교의 위상을 정립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 목사는 “마틴 루터는 두 왕국설 곧 세속정치와 하나님의 통치를 통해서 개인의 직무와 세속의 직무를 공공화 하는데 공헌했다”며 “그는 교회의 선교가 사회적 공공성에 이바지 하기를 바랐다”고 했다.

또한 “존 칼빈은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들 마음 속에 임하고 그것이 이웃과 사회 그리고 국가적으로 성장해 초월적인 이상국가 건설을 추구하는 민주국가 건설을 꿈꾸었다”며 “존웨슬리는 마르크스의 혁명주의적인 정치신학이 아니라 복음적인 정치신학과 사회개혁에 크게 공헌했다”고 했다.

“오직 성령충만함이 진정한 교회 개혁의 지름길”

개회사에 이은 묵도와 찬송, 심평종 목사(미주한인장로교 전 총회장)의 기도, 문병구 목사(전 서울신대 교수)의 성경봉독, 동탄순복음교회 찬양단의 찬양이 있은 후 손문수 목사(동탄순복음교회 담임)가 ‘웨슬리의 성령신학과 목회사례’(눅 24:49, 행 1:4~8)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손 목사는 “성자신학의 주창자 마틴 루터, 성부신학의 주창자 존 칼빈, 그리고 성령신학의 주창자 존 웨슬리에 의해서 오늘의 개신교가 태동됐다고 믿는다”며 특히 존 웨슬리의 성령신학을 근거로 동탄순복음교회의 목회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손 목사는 “‘만약 너희가 성령을 받으면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하신 말씀과 같이 18세기 유럽과 영국교회가 무너져갈 때 올더스케잇에서 존 웨슬리가 성령을 체험한 뒤 종교개혁을 완성한 것처럼, 오직 성령충만함이 진정한 교회 개혁의 지름길이며 주님의 제자로 땅끝까지 증인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종교개혁 정신으로 세상 섬기는 교회 역할 자각을”

학술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격려사와 축사는 김준철 박사(구세군대 전 총장), 이후정 총장(감신대), 정홍열 총장(아신대), 이영훈 목사(한교총 대표회장, 영상), 김철한 감독(오목천교회 원로)이 전했다.

김준철 박사는 “이번 학술제를 통해 기독교정치신학 이념을 새롭게 이해하므로 종교개혁 506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에 정치신학의 이정표가 제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정 총장은 “루터, 칼빈, 웨슬리의 정치적 견해는 각각의 특징적이고 고유한 면들이 있겠지만, 결국에는 성경에서 비롯된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에 관한 심오한 신학적 입장들을 오늘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총장은 “오늘의 한국은 정치적으로 이념의 양극화에 의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교회는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가르침에 입각해 메시아적인 하나님의 나라의 궁극적인 관점에서 역사적 현실과 정치적인 문제들을 신앙적으로 바르게 대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홍열 총장은 “이미 믿음의 선배들이 밝혀왔던 정치신학적 주제들을 오늘 한국사회와 교회의 상황 속에서 건강하게 자리매김하며 교회가 감당해야 하는 역할을 진지하게 성찰해 보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에 마련된 제3차 웨슬리언 학술제는 매우 시의적절할 뿐만 아니라 의미심장하다”고 했다.

영상으로 축사한 이영훈 목사는 “이번 학술제는 루터, 칼빈, 그리고 웨슬리의 정치신학을 보다 면밀히 연구함으로써, 하늘에서뿐만 아니라 이 땅의 세계 곳곳에 구체적으로 임하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의 개념을 이해하고, 종교개혁 정신을 바탕으로 세상을 섬기는 교회의 역할을 자각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철한 감독은 “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교회의 자리를 지켜보며 정치적 태도를 취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은 특히 종교개혁자들의 입장에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며 “루터, 칼빈, 웨슬리의 정치이해란 주제를 가지고 함께 고민하는 모임을 갖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후 허성영 목사(행정총무, 한길교회)의 광고와 참석자들의 찬송, 주남석 목사(기성 전 총회장)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웨협 대표회장 양기성 목사가 좌장을 맡은 2부 학술제에선 김주한 교수(한신대), 정인찬 박사(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김진두 박사(감신대 석좌교수)가 발제했고, 김선영 교수(실천신대), 박응규 교수(아신대), 한영태 교수(서울신대 전 총장)가 논찬했다.

“루터의 정치사상, 두 왕국론 신학으로 집약”

발제와 논찬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주한 박사, 김선영 교수, 정인찬 박사, 박응규 교수, 김진두 박사, 한영태 교수 ©김진영 기자

먼저 ‘마르틴 루터의 정치사상 이해-위기와 변혁의 한국 개신교회’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김주한 교수는 “마르틴 루터의 정치사상은 두 왕국론 신학으로 집약되며 그것의 핵심 요점은 저항과 복종, 개인 경건과 공공성의 구조로 요약할 수 있다”며 ”루터의 정치신학은 종교개혁 이후 서구의 근대적 기획의 여러 사회 제도 설계 과정에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루터 정치신학의 현대적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첫째, 루터의 정치신학은 세속 정치 질서를 하나님의 통치 영역 속에 둔다”며 “루터는 중세 기독교의 이중 구조, 즉 영적 질서와 세속 질서, 성과 속, 영적 직임과 세속 직임, 교회와 세상을 구분해 교권의 우월성을 강조했던 신학 윤리를 철폐하고 세상의 모든 질서와 직무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둘째, 루터의 정치신학은 개인과 세속 직무의 공공성을 강조한다”고 했으며 “셋째, 루터의 정치신학은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사회적 감시와 관리 직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책임과 소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제라는 의미”라고 했다.

“칼빈의 정치 사상, 민주주의에 많은 영향”

이어 ‘칼빈의 정치사상 이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정인찬 박사는 칼빈의 정치사상을 ①주권신학과 성경 ②세계관 ③튤립(Tulip) 교리 ④의의 실현 ⑤하나님 나라 도래에 대한 사상으로 요약했다.

정 박사는 “인간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법을 만들고 이용하는 나라와 정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통치되는 신본주의 주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를 꿈꾸고 지향해 나가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칼빈의 정치 사상은 민주주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이 땅이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신본주의적 세계관과 의에 의해 다스려지는 하나님의 절대 권위인 성경중심의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카이퍼(Kuyper)의 영역주권 사상과 그 후 제자들이 전승시킨 의와 진리와 빛의 사자들이 다스리는 정치 사상에 우리가 동역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역사를 비판하는 사람, 역사를 취사선택하는 사람,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칼빈의 정치 사상을 근본으로 하여 새 역사를 만들어 가라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교훈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웨슬리, 진정한 개혁자요 영원한 개혁자”

끝으로 ‘웨슬리의 복음적 정치신학’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김진두 박사는 “웨슬리는 혁명가나 사회개혁가가 아니라 성직자요 경건주의자이자 전도자이면서 박애주의 운동가였다”며 “그에게 이론적이고 체계적인 정치신학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그에게 복음적인 정치신학(evangelical politics) 또는 실천적인 정치신학(practical politics)은 분명히 있다”며 “제닝스(T. Jennings)가 웨슬리의 설교 ‘돈의 사용’에서 가르친 돈 사용의 3대 원칙을 ‘복음적인 경제학’(evangelical economics)라고 칭한 것에 맞추어서 웨슬리의 사회변혁적 가르침과 실천을 ‘복음적 정치신학’(evangelical politics)라고 칭하는 것은 대단히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웨슬리는 인류역사에 가장 좋은 개혁을 가장 많이 이룬 진정한 개혁자요 영원한 개혁자”라며 “웨슬리의 복음적 정치신학은 18세기 영국사회와 미국사회, 그리고 이후 한국과 전 세계 인류사회에 진정한 자유와 평화와 행복을 주는 하나님 나라로 가는 길이요 통로이며,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은총의 방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