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 9일 탈북민 600여 명 강제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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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단체인 북한정의연대, 11일 밝혀
에스더기도운동 등의 단체들 주최로 지난 8월 중국 내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모습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정의연대(대표 정베드로 목사)는 중국에서 코로나 기간 동안 불법체류자로 체포돼 북·중 국경지역 변방대 등지에 수감돼 온 탈북민 600여 명이 지난 9일 저녁 8시경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사실이 포착됐다고 11일 밝혔다.

송환된 탈북민들 중엔 유아와 아동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북송이 이뤄진 지역은 랴오닝성 단동, 지린성 훈춘, 도문, 남평, 장백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고. 일부 지역에선 북한 보위부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호송에 관여하고 지휘하기도 했다고 한다.

탈북민의 강제북송 소식은 중국 변방대 감옥에서 수감 중인 한 탈북자가 9일 강제북송 직전 중국의 가족에 알린 자신의 신변이 정베드로 대표에게로 전달돼 알려지게 됐다.

북송된 탈북자는 중국인 가족에게 “자신은 북송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으니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부탁했다고 한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직후 이뤄진 탈북자 대거 북송에 따라 탈북민 2,600명의 송환 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정의연대에 따르면, 이번 북송 사태는 지난 8월 27일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진행됐다. 북한 당국이 해외 체류 중인 북한 주민의 귀국을 명령한지 이틀 만인 29일부터 중국 단둥에서 버스 2대로 나눠 탈북민 90여 명이 북한 신의주로 북송됐다는 것. 이어 중국 당국은 아시안게임 시작 전까지 북·중 양국의 협조 아래 암암리에 북송을 추진했고, 나머지 탈북민 600여 명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종료 직후 북송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은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국경을 폐쇄하고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을 거부했다. 이후 코로나 방역 정책이 북중 모두에서 완화되면서, 중국 당국도 북한 측에 송환 수용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는 “탈북자가 강제 송환되면 고문과 감금이 시작되고 기독교 등 외국문화와 사상에 깊이 접촉한 사람은 비밀처형이나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질 것이 예상된다”며 “북한은 이번에 중국에서 감금됐던 탈북민들이 경험한 자유세계의 정보가 북한 주민들에게 확산될 것을 우려해, 이들을 격리시켜 가혹한 방법으로 자백을 강요하며 끔찍한 인권침해를 자행할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즉각 중국의 반인도적인 탈북난민 강제송환을 규탄하고,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들의 안전과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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