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 2020년 2월 23일 주일. 그날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소망교회 담임 김경진 목사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날의 기억은 분 단위로 기억날 정도”라고. 소망교회가 당시 대형교회로는 처음으로 주일 현장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했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 “어떻게 교회 문 닫느냐 이견 있었지만…”
“고민이 많았습니다. 교회 문을 닫아야 한다는 교회 밖의 목소리와, 닫을 수 없다는 교회 안의 목소리가 갈등을 빚으리라고 예상했습니다. 다음 주일까지 7일을 버텨 볼까, 하는 것을 시작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문을 닫지 않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더욱이 그때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금방 죽을 것처럼 여겼습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습니다. 목사는 무릇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귀중히 여겨야 하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양떼를 돌보고 그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목자의 본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견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교회 문을 닫느냐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예배당 문을 닫아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이후 장로님들께 연락을 드렸고, 현재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당회원 누구도 교회 문을 닫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더는 지체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정부의 발표와 함께 교회 문 닫는 일을 결정했습니다.”
김경진 목사는 소망교회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의 교회의 대응과 지역사회 지원 활동을 정리한 ‘대응 백서’에서 그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최근 이 백서를 발간한 소망교회는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발간 취지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경진 목사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여러 노력을 했다. 그렇다면 교회는 무슨 일을 했나, 여기에 일부나마 답할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나름의 책임감에 이번 대응 백서를 발간하게 됐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해 했던 여러 결정들과 행동들이 기록으로 남겨지고 앞으로도 그것이 좋은 자료로 전달되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 “온라인 예배, 중요한 것은 실시간성”
백서에는 ‘온라인 예배’에 대한 김 목사의 생각도 담겨 있다.
“온라인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시간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온라인이니까 공간적으로는 서로 떨어져 있지요. 그러나 시간적으로라도 함께 해야 합니다. 실시간성을 빼고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면, ‘오늘 나에게 연결된 공동체’를 놓치고 맙니다. 심지어는 죽은 사람도 설교할 수 있게 됩니다. 온라인에서 실시간성을 빼버리면 예배가 된다고 하기에 어렵습니다. 이것이 저의 분명한 신학적 입장이었고, 그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예배할 때도 1부에서 5부까지 모두 실시간으로 드렸습니다. 설교자인 저는 매시간 올라갔고, 대표기도자, 찬양대, 봉헌찬양을 위한 솔리스트도 대면 예배할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매시간 다른 분이 올라갔습니다. 예배당 좌석에 성도가 없을 뿐 온라인을 통해 온 성도가 연결되어 있다고 믿으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 시절을 통과하며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의 예배는어떠해야 하는지, 더 깊이 생각하고 연구했습니다. 오늘의 상황에 적절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코로나19의 시절에 교회의 생태계는 분명히 변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교회가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길을 제시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종료 때까지
한편, 이 백서에는 팬데믹 기간 동안 교회의 대응 전략과 방역 조치, 그리고 교회 성도 및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활동 등이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종료 때까지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통해 새로이 열게 된 온라인 예배와 교제 모임, 그리고 사회봉사와 국내 및 세계 선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평가 및 제언들도 함께 수록했다.
아울러 백서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 및 당면한 어려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김경진 목사의 인터뷰와 그 당시 교회 각 분야에서 겪었던 상황에 대한 성도들의 간증도 담겼다.
교회 측은 이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교회와 신앙생활 등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