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북한인권주간 개막식 및 故 황장엽 선생 서거 13주기 추모식이 18일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열렸다.
황장엽 선생은 1923년 평안남도 강동에서 태어나 1965년부터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을 지내면서 북한 주체사상의 기틀을 다진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97년 4월 황 선생은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 2007년 4월 대한민국에서 탈북민 정치적 결사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북한인권증진 활동을 위해 노력하다 2010년 별세했다. 황 선생은 2003년 북한자유연합 대표 수잔 숄티 여사의 도움으로 미 국무성 초청에 따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북한인권실태를 증언하기도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서면 축사에서 “대한민국에 있는 동안 황 선생은 생명의 위협에도 재중 탈북자 구출, 국제연합사업 학술 사업 등 북한 3대 세습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했다”며 “북한민주화와 인권해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자유통일을 실현하여 북한민주화에 노력해온 통일지사들을 모시는 묘역을 평양에 설치해 황 선생을 모시겠다”고 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도 서면 축사에서 “황장엽 선생의 뜻을 받들어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참석자 축사가 이어졌다.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저는 2002년 박관용 의장 비서실장 재직 당시 황장엽 선생님이 수잔 숄티 여사를 통한 미 국무부 초청에 따라 도미 의사를 밝혔지만 여권 발급이 수차례 거부당하면서 내게 연락을 하셨다”며 “그래서 우리의 도움을 받고 미국 국무성 초청으로 미국에 방문하시면서 북한인권실상을 알리셨다”고 했다.
이어 “황 선생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위해 투쟁하셨다. 저는 통일부 차관 재직 당시 북한이탈주민 지원 관련 법률안 준비를 했으나 일각의 반대에 부딪혔다”며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7년이 지났어도 북한인권재단 설립 등 법안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 정부는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알리는 것을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 북한 인권 증진이 아직도 더디고 있지만 이제는 북한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탈북민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명예회장은 “북한 최고위층으로서 지식인의 양심으로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씀하신 황장엽 선생처럼 양심을 가진 대한국민인이라면 북한 동포의 인권 증진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황 선생이 2003년 미국 방문 당시 워싱턴에서 탈북민 망명 정부를 세우자는 일각의 제안을 거절하고,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인권법이 제정됐으나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더뎌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인은 양심을 지키고 북한민주화 및 북한동포 구출을 위해 지금이라도 앞장서 싸우자. 우리와 평등하게 태어난 북한 주민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황장엽 선생은 1997년 탈북 당시 김정일은 핵무기를 포기 하지 않을 것이나, 북한 인권참상은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했다. 이는 오늘날까지 여전히 유효하다. 고난의 행군 당시 수백만 명 아사 사태보다 현재 북한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한다”며 “2600명 중국 내 탈북난민들의 강제북송을 막아야 한다. 김정은 체제 아래 노예 상태에 놓인 동포들은 언제든지 정치범수용소나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어느누구도 그렇게 살아선 안 된다. 모든 자원을 동원해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의 가치를 알리는 참여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통일부 김영호 장관이 통일부 인권인도실 강동석 실장 대독으로 축사를 전했다. 김 장관은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은 북한 주민도 누려야 할 당연한 것”이라며 “민간과 국제사회 노력에 비해 정부의 노력은 그동안 미진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인권 증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제 북한인권 실상을 알려야 한다. 북한자유주간도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집회 등 다양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인권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개진한다면 북한 정권의 자발적 인권 개선을 유도하는 압박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