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목사는 “그들은 일부러 교회가 문을 닫은 시간에 맞춰 온 것”이라며 “자신들이 모든 걸 파괴하는데 방해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시간”이라고 했다.
한국VOM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린 데이비드 목사님과 교회 지도자들이 바로 현장에 달려갔고, 교회 지붕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 가까스로 철거 대원들을 막았다. 파괴된 건물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던 데이비드 목사는 울음을 터트렸다”고 했다.
데이비드 목사는 “우리 모두 느꼈던 슬픔을 상상할 수 있을까. 수년 동안 희생한 끝에 지을 수 있었던 그 소박한 교회가 억울하게 허물어진 것”이라며 “수십 년 전, 쿠바 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는 무신론 공산주의 정부를 수립하고 쿠바섬에서 종교를 몰아내겠다고 맹세했으나, 기독교는 여전히 존속했다”고 했다.
한 교회 지도자는 “카스트로가 그렇게 말한 지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쿠바에는 기독교인들이 있다. 쿠바의 수많은 학교와 비밀 감옥과 집단, 그리고 모든 지방 자치 당국에도 기독교인들이 있다. 동서남북, 쿠바 어디에나 복음이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쿠바에서 복음이 점점 더 퍼져가면서 기독교를 겨냥한 정부의 감시와 감독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2021년, 17년 동안 함께 예배를 드려온 파우스티노(Faustino) 목사님과 교인 100명 역시 데이비드 목사님 교회가 전년도에 겪었던 같은 탄압에 직면했다. 정부가 불도저를 보내 교회 건물을 완전히 밀어버렸다. 비록 건물이 파괴됐지만, 교회 성도들은 정부가 결정을 바꿔주길 바라면서 교회 건물이 있던 자리에 임시 지붕을 세우고 그 아래서 매일 모임을 지속했다. 공안 경찰들이 매일같이 기독교인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그 자리를 떠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교회 성도들은 식량이 부족해 쌀겨로 겨우 연명하면서도 신실함을 잃지 않았다.
훨씬 더 큰 탄압에 직면한 쿠바 목사들도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2명은 1년 넘게 수감 돼 있고 1명은 고문을 당하며 ‘반혁명 범죄자’ 취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럼에도 불구, 쇠망치나 불도저, 투옥을 통해 쿠바 교회를 말살하려는 공산당의 노력은 계속 실패하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데이비드 목사님 교회 건물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지붕뿐이지만, 성도들은 계속 그곳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나눈다. 그들은 현관이나 부엌, 들판이나 나무 아래에서도 만나며 깨끗이 청소된 돼지우리에서 세례를 준다”며 “데이비드 목사는 한국VOM에 ‘이런 상황에도 성도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고 했다.
남편을 사별한 후 혼자 십 대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한 여성 목회자는 교회 활동을 중단하라고 수시로 압력을 넣던 정부 당국자들에게 담대히 맞섰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당국자들이 절대 법적 위배 사항을 제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여성이 사역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쿠바 기독교인들은 이 신실한 목회자처럼 믿음 위에 굳게 설 수 있기를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다.
한 쿠바 목사는 유엔 고위 관계자로부터 쿠바 기독교인을 대신해 교황, 미국 대통령, 쿠바 지도자에게 말을 전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엔 관계자는 “쿠바 교회를 위해 그들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말하면 좋을까요?”라고 묻자, 그 목회자는 “자신들은 교황이나 대통령, 쿠바 지도자에게 바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핍박이 사라지기를 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변함없이 신실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길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