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학생은 약자 교사는 잠재적 가해자로 봐”

서울시의회 교육위, 5일 폐지조례안 공청회 개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이승미)가 5일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은 현재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주민 청구안인 이 조례안은 지난 2월 14일 수리된 후 김현기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이 3월 13일 발의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육진경 전국교육회복교사연합 대표,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 우필호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김영준 법무법인 창조 변호사, 여미애 평생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회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차례로 앞선 세 명은 폐지 찬성, 나머지 세 명은 폐지 반대 입장이었다.

먼저 학생인권조례 존치의 필요성에 대해 말한 우필호 옹호관은 “세계 역사적으로 보면 아동 또는 학생은 부모나 교육당국, 국가의 보호나 통제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차별 등이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되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존중받고 자란 아이들이 다른 사람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말이 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이 존중될 수 있도록 학생인권조례는 꼭 존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우 옹호관은 “(학생인권조례를) 학생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하겠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방해금지, 교원 등에 대한 신체적·언어적 폭력 금지, 흉기 마약 음란물 등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소지품 금지 등의 내용을 담는 조례 개정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 교사인 육진경 대표는 “교권이 땅에 떨어지다 못해 지하로 처박혀서 숨쉬기도 힘들다”며 “학생인권센터, 학생인권조사관, 학생인권옹호관은 그냥 교사를 잡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육 대표는 특히 “아이들끼리 싸우면 (교사가) 말리지 못한다. 아이들 손을 잡는 순간 싸움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아이들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싸움을)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말리기 위해 힘이 센 남학생을 불러야 한다. 여기에 무슨 교권이 있나”라고 했다.

육 대표는 “학생인권조례의 인권은 천부인권, 보편적 인권이 아니다. 계급 인권, 투쟁적 인권, 상대적 인권”이라며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을 일단 약자로, 그리고 선생님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지연 대표는 특히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 ‘차별받지 않을 권리’로 명시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성적지향’에 동성애나 양성애 뿐만 아니라 소아성애 등도 포함될 여지가 있다는 김 대표는 이런 성적지향을 ‘학생인권’이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성소수자 학생에 대해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성적지향, 곧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가 과연 모두 학생들에게 동일한 안전성을 주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특별시의회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일정으로 제320회 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9월 1∼7일과 11∼14일 각 상임위원회가 소관 안건을 심의한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안도 여기에 포함됐다. 부의된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는 각각 9월 8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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