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 제153차 학술심포지엄이 2일 삼애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이재호 박사(네덜란드 아펠도른 신학대)는 ‘종교개혁자들과의 비교를 통한 칼빈의 언약 개념 연구’를 발제했다.
이 박사는 “루터와 멜란히톤은 용어상의 차이는 있었지만, 언약 개념을 약속(promissio)으로 규정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츠빙글리와 불링거는 이와는 다르게 개념상으로 말 그대로 언약(foedus)을 강조하면서, 언약의 본질이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 되시며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언약 개념에 있어 비텐베르크와 취리히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보았던 것처럼 칼빈은 ‘프로미시오’ 개념과 ‘포에두스’ 개념 모두를 자신의 언약 사상 안에 받아들인다”며 “비텐베르크와 취리히가 언약 개념을 정의하는 문제에 있어선 서로 입장이 달랐지만, 옛 언약과 새 언약이 일치를 이룬다는 점에는 서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했다.
그는 “루터가 옛 언약을 새 언약과 극명하게 대비시켰다는 점은 명백하지만, 루터가 어떤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런 입장을 가졌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옛 언약에 대한 루터의 부정적인 평가는 율법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율법에만 매달리는 자들에게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앞서 보았던 것처럼 이 점에 있어서 칼빈은 루터와 동일한 입장을 가졌다. 결론적으로 칼빈의 언약 개념에 있어서 세 가지 층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언약의 본질적인 차원에서는 칼빈에게 있어 옛 언약과 새 언약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칼빈은 비텐베르크, 스트라스부르, 취리히의 종교개혁자들과 함께 구원사 속에 유일하고 영원한 언약이 있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며 “칼빈의 언약 개념에는 양적인 차이의 차원이 있는데, 옛 언약과 새 언약 사이에 두 가지 요소에 있어 양적으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나는 계시이고, 다른 하나는 성령이다. 새 언약에서 하나님의 계시는 옛 언약에서보다 더 분명하고 명확하게 나타난다. 새 언약에서 성령은 옛 언약에서보다 더 강력하게 역사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칼빈의 언약 개념에는 질적인 차이의 차원이 있는데, 이런 차원의 차이에서 칼빈은 옛 언약을 율법과 문자라고 지칭하고 새 언약을 복음과 영이라고 지칭한다. 옛 언약은 인간에게 죽음을 가져오고, 새 언약은 인간에게 생명을 선물한다”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칼빈이 루터가 주장하는 율법과 복음 사이의 대조를 자신의 언약 개념 안에 수용한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칼빈의 언약 개념을 16세기의 다른 종교개혁자들의 언약 사상과 비교해서 연구해볼 때에 우리는 칼빈의 언약 사상이 당대에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점을 발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칼빈은 다른 종교개혁자들의 언약 사상을 성경적 입장에서 포용하고 수용했으며, 이런 사상에 대해 자신만의 독특한 용어로 표현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칼빈에게서 이런 포괄적인 언약 사상의 종합과 발전을 목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좌장은 안인섭 교수(총신대, 본회 부회장), 논찬은 문정부 박사(기독교세계관연구원), 이재국 박사(에든버러대)가 맡았다.
이어진 두번째 발표에서 박홍기 박사(오이코스대)는 ‘포스트크리스텐덤 보편화와 개혁파 신학의 과제’를 발제했다. 좌장은 이경직 교수(백석대, 본회 부회장), 논찬은 안용준 박사(토론토대), 이상은 박사(서울장신대)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