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탈북민 2600명에 대한 강제북송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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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DC 이어 뉴욕 중국 영사관 및 유엔 본부 앞에서 집회 열려
중국 내에서 구금돼 있는 2600명의 탈북민의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집회가 24일 낮 유엔 본부 앞과 맨하탄 중국 영사관 앞에서 개최됐다. 유엔 본부 앞에서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는 참가자들. ©미주 기독일보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 중인 탈북민 2600여 명의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가 24일(현지 시간) 낮 맨하탄 중국 영사관 앞과 유엔 본부 앞에서 연달아 개최됐다.

미국 내 시민단체들과 탈북민들이 연합해 결성한 ‘2600명 탈북민강제북송반대 미국 시민 연합(U.S. Citizens’ Association against the Forcible Repatriation of 2600 North Korean Refugees)’ 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는 팬데믹 이후 북중국경이 다시 열리면서 강제송환 위기를 맞은 중국 내 2600명의 구금 탈북민들이 처한 위기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이번 집회에는 한국의 기독교 청년들도 대거 참석해 함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중국은 1982년 ‘난민 지위에 관한 UN협약’에 가입했지만 현재까지 탈북민에게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UN 난민 지위를 부여한 적이 없다”면서 “중국 정부는 난민 보호 의무 준수를 명시한 UN 난민 협약에 따라 2600명 의 탈북민들을 모두 한국이나 안전한 제 3국으로 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강제 북송시 당할 수 있는 탈북민들의 인권 상황에 대해 “심한 고문 및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임산부의 경우 강제 낙태를 당하게 된다는 수많은 탈북민들의 증언이 있었다”면서 “고문 후에도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굶주림과 질병에 의해 고통을 당하게 된다. 특히 중국에서 교회를 다녔던 경우 성경을 소유했다는 이유 혹은 간첩 혐의로 기소돼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질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탈북민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등의 가혹한 인권학대를 전 세계 언론들이 관심을 갖고 중국 내 2600명의 탈북민들이 강제북송되지 않고 유엔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중국 내에서 구금돼 있는 2600명의 탈북민의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집회가 24일 낮 유엔 본부 앞과 맨하탄 중국 영사관 앞에서 개최됐다. 중국 영사관 앞에서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는 참석자들. ©미주 기독일보

이날 탈북민강제송환반대한국시민연합 대표로 집회에 참석한 이용희 교수는 “지난 2020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미국과 유럽 등이 보이콧을 했듯이, 중국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제여론을 주시하고 있는 이 때에 전 세계가 탈북민들의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맨하탄 중국 영사관 앞에서 집회를 마친 후 영사관 측에 시민단체의 성명을 전달하려 했으나 서면 전달을 거부당했다. 이후 유엔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는 많은 외교관들과 시민들이 피켓 문구를 유심히 살피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앞서 23일은 워싱턴 DC 중국 영사관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미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와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CECC)’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스미스 의원이 참석해 특별 발언을 했다.

스미스 의원은 “오늘 우리는 중국 영사관과 더 나아가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이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UN 난민 협약에 동의했고 이제는 그것을 따라야 한다”면서 “북한의 탈북민 송환을 요청한다 해도 거기에 따르지 않고 당신이 국제 협약을 준수하는 지도자임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또 스미스 의원은 미국 정부 또한 이 중국에 구금 중인 탈북민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