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기관 명칭·정관 합의, 구체적 통합 절차도 논의
그러나 과거에도 비슷한 선례 있었지만 끝내 실패
각 기관 내 반대 여론 여전…선통합-후조치, 현실성↓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교총)의 기관 통합 논의가 꽤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기관의 명칭 등에 대한 구체적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도 있어 속단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한기총과 한교총은 13일 각각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예배를 드린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드리지만, 각 기관의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위원장들이 교차 참석할 예정이다. 한교총 통추위원장인 소강석 목사가 한기총 예배에서 설교하고, 한기총에서 대표회장과 통추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서영 목사는 한교총 예배에서 축도를 맡는다고 한다. 기관 통합이 가시권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두 기관이 통합할 경우 명칭은 역사성이 있는 ‘한기총’으로 하고, 정관은 한교총의 그것을 토대로 한다는 합의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교총 정관은 회원교단을 규모별로 나눠 서로 돌아가면서 대표회장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향후 통합 절차에 있어선, 두 기관이 내달 각각 임시총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한 뒤 함께 통합 총회를 개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장로교단 정기총회가 열리기 전 통합을 마무리짓는 것이 가장 좋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기관의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정서영 목사와 이영훈 목사는 과거에도 기관 통합을 논의했던 적이 있다. 지난 2017년 당시 정 목사는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통합을 위해 머리를 맞댔었다. 이런 경험이 이번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두 기관의 통합을 회의적으로 보기도 한다. 두 대표회장이 과거에도 통합 논의를 했다는 건, 반대로 이번 역시 통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근거 또한 된다는 것이다. 당시 끝내 통합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통합 기관의 명칭이나 정관에 대한 합의 정도로는 섣불리 통합을 확신하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이 역시 이전에 비슷한 선례가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한교연과 한교총(당시 한국교회교단장회의)은 지난 2017년 ‘한기연’이라는 명칭 등에 합의하고 실제 창립총회를 열어 정관까지 통과시켰지만 이후 사실상 결별했었다.
아울러 양 기관 내에 여전히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도 통합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한기총이 지난해 6월 임시총회에서 한교총과의 ‘기관 통합의 건’을 가결했지만 당시 표결에서 찬성 70표, 반대 64표가 나왔다. 거의 절반이 통합에 반대했던 것이다.
한 교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합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통합하려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복잡한 문제가 많다. 내부에선 아직 합의해야 할 것들이 다수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 통합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소위 ‘선통합-후조치’ 방안도 거론되지만 교계에서 아직 그런 선례를 찾기 어렵고, 지나치게 낙관론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또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