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비’ 흥행에 예수 모방 인형 출시…기독교계 ‘공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방한 켄(Ken) 인형. ©PoolyMarianela 페이스북
아르헨티나에서 ‘바비 성모 마리아’(Barbie Virgin Mary)와 ‘지저스 켄’(Jesus Ken)이라고 불리는 바비 인형의 재출시 계획이 발표되자 가톨릭 교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으로 나온 미국 영화 '바비'(Barbie)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자, 아르헨티나 예술가인 에밀리아노 폴 파올리니와 마리아넬라 페렐리가 만든 기독교 주제의 바비 인형을 재출시하기로 결정됐다.

영국 뉴스 매체 잼 프레스에 따르면, 2014년에 두 예술가가 기획한 “바비: 플라스틱 종교(Barbie: The Plastic Religion)” 전시회는 가톨릭 성인들과 성모 마리아를 포함한 기독교의 주요 인물들을 인형으로 묘사하여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그 당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성 토마스 모어 교구의 아드리안 산타렐리 신부는 이 인형이 “신성한 것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항의했으며, 일각에서는 살해 위협마저 제기됐다.

그러나 현재 아르헨티나의 일부 장난감 가게들은 이 인형들을 매입하는데 동의했으며, 예술가들이 올해 12월 전시회에서 인형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뉴욕포스트는 보도했다.

여기에는 잔다르크와 과달루페 성모 등을 묘사한 바비 인형과, 부처와 모세를 묘사한 켄 인형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시리즈는 이슬람 인물을 묘사하는 바비 인형은 출시하지 않았다.

해당 논란에 대해 예술가들은 전시가 “순수한 예술 작품이며 불쾌감을 줄 의도가 없다”고 주장한다. 파올리니는 이 인형들이 “단순히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두 가지 요소인 바비 인형과 종교의 결합”이라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파올리니의 말을 인용해 “솔직히 우리가 왜 공격을 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종교는 항상 처녀를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묘사해왔다. 오늘날 가장 아름다운 여성은 바비”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12월에 예정된 전시회에는 약 400명의 방문객이 예상되며, 보안을 위해 경찰들이 배치될 예정이다.

파올리니는 ”재출시된 컬렉션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며, 플라스틱 종교 전용 스탠드가 있는 예술 공연에 참가해 33개의 바비 인형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예술가는 멕시코에서 ‘망자의 날’(Day of the Dead) 기념일 행사를 목격한 뒤 이 인형을 구상했다며 “다양한 직업을 나타내는 바비 인형들이 있다면, 왜 종교인은 될 수 없느냐”고 주장한다.

앞서 바비 인형은 힌두교도들로부터 분노를 샀다.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하는 힌두교 성직자 라잔 제드는 힌두교의 주요 여신 중 하나인 칼리(Kali)를 묘사한 바비 인형이 부적절하고 비판했다. 반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정부의 직원인 휴교 프리즈버그 등은 “다른 종교 인물의 인형들이 문제없이 판매되었다”면서 전시회를 옹호했다.

종교 인물을 묘사한 바비 인형에 대한 소셜 미디어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사용자는 이를 “국제적인 스캔들”이라고 표시했으며, 다른 사용자는 예술가들이 “악랄한 방식으로 유명세를 타려고 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