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71회기 제1차 임시총회가 지난 3차 정기실행위원회에서 차기 총무 후보로 확정된 김종생 목사의 최종 인준 여부를 결정하고자 3일 오후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렸다.
재적 총대 271명 중 168명이 재석한(위임 47명·불참 56명) 이날 임시총회에서 진행된 찬·반 투표에서 NCCK 차기 총무 후보 김종생 목사는 찬성 97표, 반대 69표, 무효 2표를 얻어 재석 과반수인 85표 이상을 넘겨 총무로 인준됐다.
앞서 김종생 목사는 지난달 20일 열린 3차 NCCK 정기실행위원회에서 재적 위원 78명 중 6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6표, 반대 16표, 무효 1표를 얻고 NCCK 차기 총무 후보로 최종 확정된 바 있다. 이에 NCCK 정기실행위는 김종생 총무 후보를 임시 총회에 제청하기로 결의했었다.
이날 임시총회에서 김종생 목사는 “명성교회 원로 김삼환 목사님은 제가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로 재직했을 당시 만났다. 서해안 기름유출사건, 일본위안부할머니 쉼터, 이태원 참사 등을 돕는데 인연을 맺었다. 일각에선 저와 김삼환 목사와의 유착관계를 지적하지만, 저는 명성교회의 자원을 우리 사회의 아픈 부분으로 부끄럽지 않게 견인하고 사용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김영주 목사가 NCCK 총무로 재직했을 당시 본 단체 지도부와 긴밀한 소통을 했다. 감명 깊은 부분은 원탁회의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NCCK는 관계된 인사들의 의식과 재정 문제에 시달려 왔다. 사무처의 부족한 재정 문제는 NCCK 회원 교단 관계자 모든 분이 대형교회의 자본이 아니라 과부의 두렙돈으로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또 “총무 한 사람이 바뀐다고 현재 진보와 보수로 양분된 한국교회의 간극을 메우기란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서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김종생 목사의 총무 인준 찬반 투표에 앞서 격론이 일기도 했다. 성공회 소속 총대 김은경 사제는 “예장 통합은 목회 대물림 금지 조항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향후 NCCK 총무로서 세습 철회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라며 “또 올해 통합총회 개최지 장소로 명성교회가 선정된 것에 대한 생각도 묻고 싶다”고 했다.
이에 김 목사는 “저는 명성교회 세습의 현장에 있지 않았고 원양제일교회에서 목회를 했었다. 세습의 안타까움은 분명 있다. 명성교회 재정을 가져다 쓴 부분도 우려가 됐을 수 있다”며 “그러나 저는 지난달 7월로 (명성교회와) 관계된 기관 모두를 사임했다. 누구보다 돈의 위력을 알지만 그 한계도 안다. 돈이 맘몬이 돼서 우리 에큐메니컬 정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처신하겠다”고 했다.
특히 “대형교회의 금고보단 과부 두렙돈이 필요한 때”라며 “NCCK 총대분들이 기도와 재정적 협조로 협조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성공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측 총대 두 명은 “김종생 목사의 총무 확정으로 에큐메니컬 진영이 분열돼선 안 된다. 선거 유보해야 한다” “김 후보가 총무가 될 경우 NCCK는 명성교회 문제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 에큐메니컬의 역사적 퇴행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후보를 뽑으라 하지 말고 토론을 해야 한다. 재정 문제로 NCCK 총무 선출마저도 흔들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복음교단 소속 이천우 서기는 “우리 복음교단은 작지만 세습한 교회가 없다. 그런데 자신들 교단에 세습한 교회가 있다면, 자신들을 돌아봐야지 여기에서 타 교단의 세습 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은 과하다”고 했다.
또한 “우리 모두도 거룩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통합 측에서 심사숙고를 해서 추천한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잘 해달라”며 “세습 문제를 주관한 사람도 아닌데도 연관돼 있다는 추측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앞서 1부 기도회에서 강연홍 NCCK 회장은 ‘제자의 길’(마 16:21-25)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본 회퍼는 예수께서 우리를 오라고 부르심은 와서 죽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오늘 NCCK의 역사를 쓰고자 모였다. 우리가 세우고자 하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현재 NCCK만의 문제가 타계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더욱 힘을 모아 진일보한 생각을 해야 한다. NCCK를 바로 이끌고자 한다면 새로운 리더십을 바라기보단 우리 각자 스스로가 새로운 리더십이 돼야 한다”며 “나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며 모든 욕망 소유를 내려놓아, 환골탈태함으로써 100년의 역사를 가진 NCCK가 새롭게 날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