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는 지난 7월 1일, 서울특별시의 지원으로 CCC 순상담센터와 손잡고 홍우기 씨와 같은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가족, ‘도너패밀리’를 위한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24일 본부와 업무협약을 맺은 CCC 순상담센터는 본부의 의뢰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해당 프로그램으로 8주간 진행되는 이번 심리지원에는 자녀 사별을 경험한 강호‧이경재 부부, 김선희‧양탁모 부부, 박상렬, 이복주, 장부순, 홍우기 씨와 배우자 사별자 이황기 씨 등 9명이 함께 한다.
지난 7월 29일, 5회 차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던 날은 홍우기 씨의 아들 윤길 씨의 기일이었다. 매해 아들의 기일이 되면 더욱 깊은 그리움에 사무친다는 홍우기 씨는 이날 교육에 참석해 “같은 슬픔을 경험한 분들과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것이 회복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며 “가족을 잃은 상실의 아픔을 누구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는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은 자신의 슬픔을 온전히 마주하고, 같은 아픔을 경험한 구성원들과 사별의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콜라주 작업으로 ‘고인에게 차려주고 싶은 밥상’을 만들고, 유품을 준비해 고인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교육을 기획한 CCC순상담센터와 본부는 해당 과정을 통해 유가족들이 심리적, 정서적 치유를 경험할 뿐 아니라 기증인이 남기고 간 사랑의 가치를 거름 삼아 건강한 미래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본부에 따르면 국내 뇌사 장기기증인은 2016년 57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조금씩 감소하다 지난해 405명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였으며, 올해는 지난 6월까지 266명으로 2022년에 비해 약 24% 정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식대기 환자는 4만 9천여 명으로, 하루 평균 7.9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생을 마감하고 있다고 한다.
본부는 “이에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기기증인 유가족 예우 및 심리 회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사회 전반에 퍼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