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교육위의 폐지조례안 검토보고서
교권 침해, 2009년 1,570건→2012년 7,971건
“조례 제정이 침해 급증에 영향 미쳤을 여지
그러나 2012년 후 감소…상관관계 분석 필요”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는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학생인권조례 제정 시기와 맞물려 교권 침해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어 주목된다.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지난 4월 25일자로 낸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에 전국적으로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는 1,570건이었으나, 2012년을 전후해 교권 침해 사례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2년에는 7,971건으로 이는 2009년과 비교해 약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며, 그 다음으로 많이 발생한 2013년에는 5,562건, 2011년에는 4,801건으로, 2009년과 비교해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약 3배에서 5배에 이르기까지 교권 침해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전하고 있다.
보고서가 제시하고 있는 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KEDI)의 교권 침해 현황(2009~2019)에 따르면 △2014년 4,009건 △2015년 3,458건 △2016년 2,616건 △2017년 2,566건 △2018년 2,454건 △2019년 2,662건이다.
보고서는 “학생인권조례가 경기도에서 최초로 제정된 것이 2010년 10월이고, 다음으로 서울특별시와 광주광역시가 2012년 1월, 전라북도가 2013년 7월에 동 조례가 제정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이 교권 침해의 급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2012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바, 통계적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한 한국교총이 지난 2012년 5월 교사 3,271명으로 대상으로 교원의 명예퇴직이 2010년 3,548명, 2011년 3,818명, 2012년 4,743명으로 증가한 사유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 교사의 70.7%가 ’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으로 ‘학생 지도의 어려움 및 교권 추락 현상’이 원인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보고서는 “또한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교육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이유’로 조사 대상자의 42.8%가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고서는 “현재 학교 현장이나 상당수의 국민들이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침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해서는 안건심의 시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고, 학생인권과 교권이 서로 상생·존중되어 인권 친화적인 학교를 조성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현재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곳을 시행일 순서로 나열하면 경기도(2010.10.15), 광주광역시(2012.1.1), 서울특별시(2012.1.26), 전라북도(2013.7.12), 충청남도(2020.7.10), 제주특별자치도(2021.1.8), 인천광역시(2021.9.1, 학교구성원 인권증진조례)다.
한편,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은 현재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주민 청구안인 이 조례안은 지난 2월 14일 수리된 후 김현기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이 3월 13일 발의했다.
서울학생인권조례폐지범시민연대는 지난해 8월 이 조례안의 청구인 명부를 시의회에 제출했다. 당시 6만4천여 건의 서명이 담겼으나, 시의회는 검증절차를 거쳐 총 4만 4,856명의 서명을 유효한 것으로 확인했다.
지방의회는 수리일로부터 1년 이내에 주민청구조례안에 대해 심사·의결을 해야 하나, 필요한 경우 본회의 의결로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의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지난 3월 10일 서울특별시의회 앞에서는 주최 측 추산 약 4천 명이 운집한 가운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참가자들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2012년에 제정되어, ‘교육계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불리며 교사의 수업권 등 교권과 충돌을 일으키고 학부모의 보호양육권과 갈등을 조장하고, 학교 현장을 무너뜨리고 있기에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교원조합은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교권 추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는 학생인권조례의 전면 개정이나 폐지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학생들의 인권만을 강조한 결과, 아동학대죄 고발이 남발되는 현실과 맞물려 교권을 심각하게 추락시키고 있다”며 “이제는 교권 추락 현상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에서부터 촉발된 것은 아니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