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장총)가 10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다시 일어서는 장로교회’라는 주제로 ‘제15회 한국 장로교의 날’ 대회를 개최했다.
‘한국 장로교의 날’은 국내 장로교단들의 연합체인 한장총이 지난 2009년 당시 요한 칼빈 탄생 500주년을 맞아 한국 장로교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고 연합을 도모하기 위해 처음 시작했고, 이후 지금까지 매년 개최하고 있다.
◆ “장로교회 하나 됨으로 반전의 계기와 힘 모아야”
한장총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대회사에서 “탈종교인구의 증가와 교인 수 감소, ‘가나안 교인’의 증가로 인한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찾아온 팬데믹은 한국교회의 예배와 사역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수많은 개척교회와 작은 교회 및 선교지 사역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힘들었다”고 했다.
정 목사는 “제15회 한국 장로교의 날을 맞아 한국교회의 다수를 점유하는 장로교회가 하나 됨으로 반전의 계기와 힘을 모아야 한다”며 “하나 된 한국 장로교회가 개혁교회의 역사와 전통을 새롭게 함으로 교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기를 소망한다. 장로교회의 경건과 충만한 영성을 회복함으로 예배와 교회의 거룩성이 회복되고 공교회성과 교회의 공공성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장총 상임회장 천 환 목사는 환영사에서 “지난 3년 4개월간 지속된 방역 규제가 대부분 사라지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다. 이제 장로교회의 예배는 온전히 회복되고, 교회의 선교와 사역,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천 목사는 “또한 2023년은 6.25 한국전쟁 73주년을 맞는 해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교회의 기도와 행동이 있어야 한다”며 “오늘 한국장로교의 날을 맞아 우리 장로교회는 변화되어 가는 시대를 향한 장로교회의 명예와 책임을 자각하며 날마다 개혁하며 무너진 곳을 세우고 다시 일어서는 장로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 오정현 목사 “회복 넘어 부흥으로 가는 길은…”
천 목사가 인도한 1부 예배에선 송홍도 목사(예장 대신 총회장)가 기도했고, 강연홍 목사(기장 총회장)의 성경봉독과 연동교회 여전도회 찬양대의 찬양 후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담임)가 ‘사명 받은 한국장로교회’(요한복음 20:21~22)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오 목사는 “1세기의 크리스천들은 화형대의 불길로 죽임을 당하고 사자의 발톱에 찢겨도 굳건하게 신앙을 지켰다. 결국은 대로마제국이 백기를 들었다”며 “얼마나 복음의 능력이 강력했는지,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와 같이 가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며 기독교를 국교로 삼을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지상 교회의 소명을 되찾기 위해서는 1세기 교회의 야성과 전투력을 회복하고, 복음의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도 한국 장로교회 선대(先代)의 강점을 전수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만연한 ‘경쟁 구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섬김 구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한국 장로교회가 복음을 가지고 ‘공공의 이익’과 ‘공공의 선’을 위한 공공신학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한국교회가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가는 길은 전적으로 성령의 능력을 붙잡는 데서 시작된다. 또한, 교단과 교파의 탯줄을 끊고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야 세상을 향해서는 ‘전투적 교회 상’을 회복하고, 대내적으로는 경쟁구도가 아니라 ‘섬김 구도’로, ‘미션 구도’로 전환되어 교회의 영광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러 회원교단 총회장들의 주제기도가 있었고, 권오헌 목사(예장 고신 총회장)의 집례로 성찬식도 마련됐다. 예배 축도는 이순창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가 했다.
◆ “장로교가 교회개혁에 앞장서야”
이영한 목사(예장 고신 사무총장)가 사회를 본 2부 기념식은 한장총 정서영 대표회장의 대회사, ‘자랑스러운 장로교인상’ 시상, 김요셉·채영남 목사(이상 한장총 증경 대표회장)의 격려사, 윤석열 대통령(대독)·이 철 목사(기감 감독회장)·임석웅 목사(기성 총회장)의 축사, 정상문(예장 개혁 총회장)·이우회(예장 호헌 총회장) 목사의 비전선언, 파송찬송, 김만형 목사(예장 합신 총회장)의 파송기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격려사 한 김요셉 목사는 “한장총 회원이신 여러분 모두가 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개혁주의 정통장로교회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혼미해진 안타까운 오늘의 현장을 바로 세우는 데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채영남 목사는 “우리는 지금 교회 안팎의 위협과 도전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시대적 소명 앞에 서 있다. 관건은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면서 부흥을 거듭해온 장로교가 교회개혁에 앞장서야 한다는 데 있다”며 “특별히 120년 전 이상재, 김정식, 홍재기, 박승봉 등의 독립협회 회원들이 활약했고, 1919년 3.1 운동의 중심지였으며, 민족의 지도자들을 배출해낸 연동교회에서 ‘한국 장로교의 날’ 대회를 개최한 것은 우리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 “장로교, 우리 역사와 함께 해 와”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85년 언더우드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첫 발을 디딘 이후 장로교는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며 “학교를 세워 인재를 배출했고, 병원 설립과 자선사업을 통해 사회복지에도 앞장서 주셨다”고 했다.
이어 “2009년부터는 매해 ‘한국 장로교의 날’을 개최하며 장로교 신학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또 교단 간 연합에도 힘써오고 계신다”며 “사랑과 연대의 정신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계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직 우리 사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필요한 이웃들이 많이 있고, 또 세계 곳곳은 전쟁과 테러 기후위기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다시 일어서는 장로교회’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이 행사가 이러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섬은 물론 한국교회가 더욱 부흥할 수 있는 귀중한 자리가 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 “한국교회 이끄는 장로교회 역할 다시 한 번 기대”
축사를 맡은 이 철 기감 감독회장과 임석웅 기성 총회장은 이날 현장에 참석하지는 못하고 지면을 통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감독회장은 “‘내가 나의 교회를 세우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열리는 이번 15회 ‘한국 장로교의 날’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장로교회’가 실제가 되기를 기대하며 기도드린다”며 “‘한국 장로교의 날’이 교회의 영적부흥과 연합과 성숙을 위해 기도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대회요, 나라와 민족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 축제가 될 줄로 믿는다”고 했다.
임석웅 기성 총회장은 “한국교회를 이끄는 장로교회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한국교회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장로교’라는 정체성 안에 연합하며, 주님의 몸된 교회로 힘을 모을 수가 있다면 우리가 직면한 이 모든 문제는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 제15회 한국 장로교의 날 연동선언문
이날 참석자 일동은 ‘제15회 한국 장로교의 날 연동선언문’에서 △우리는 교회의 설립자요 머리 되시며 치유자 되신 그리스도의 제자된 사명을 새롭게 한다. △예배 중심의 신앙을 회복하고 세상 속에서 예배자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날마다 개혁하는 개혁교회의 후예로 우리 속에 악습과 폐단을 날마다 갱신한다. △다시 오실 주님을 향한 소망을 새롭게 하며 미래를 준비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자랑스러운 장로교인상’ 각 부문 수상자는 △목회: 김종준 목사(꽃동산교회 담임, 예장 합동) △교육: 표재근 목사(대안학교 비전스쿨 이사장 예장 합동개혁) △선교: 임예재 목사(대신세계선교회 이사장, 예장 대신) △복지: 김임순 원장(지적장애인거주시설 애광원, 기장) △특별상: 故 허광재 목사(백석문화대학교 전 총장, 예장 백석)다.